탄산수 최대 8배 비싸…한국 소비자 '봉' 취급에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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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최대 8배 비싸…한국 소비자 '봉' 취급에 뿔났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5.11.15 0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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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수진 기자)

최근 수입 화장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온라인에서는 ‘한국 소비자는 결국 해외 기업의 봉’, ‘한국이 얼마나 우스우면...’ 등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그러나 사실 화장품뿐만 아니라 옷, 커피, 음료 등 다른 분야의 수입 제품들 역시 한국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있어 또 한 번 논란이 예상된다.

▲ 지난 7월 25일 오후 서울 중구 스타벅스 외환은행본점에서 개점 15주년을 맞아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아이스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일 한국소비자연맹은 수입화장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비싸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날 한국소비자연맹은 국내 판매량이 많은 화장품 65개 제품을 대상으로 국내·외 판매 가격을 비교한 뒤 ‘화장품 가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65개 제품 가운데 한국과 일본에서 주로 판매되는 11개 제품을 제외한 54개 제품의 가격을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5개국의 평균 판매 가격과 비교한 조사에서는 모든 제품의 국내 판매가가 해외 평균 판매가격보다 비쌌다.

먼저 백화점 판매제품의 경우 국내·외 판매 가격이 1.02~1.56배 차이가 났다. 특히 백화점 판매제품 가운데 비오템 옴므 폼 쉐이버200㎖(1.56배), 비오템 옴므 UV 수프림 차단제 30㎖(1.36배), 바비브라운 스킨파운데이션 SPF15PA+30 (1.3배) 등이 국내외 가격 차이가 컸다.

올리브영 등 드럭스토어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해외 평균 판매가격보다 1.11~2.46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가격차가 큰 제품은 라로슈포제 시카플라스트 밤 B5 100㎖(2.46배), 버츠비 레몬버터 큐티클크림 17g(2.21배), 바이오더마 세비엄 엑스폴레이팅 젤 100㎖(1.97배) 등이다.

일본 수입 화장품 11개 제품을 포함한 63개 제품(가격 조사가 되지 않은 2개 제품 제외)의 브랜드 제조국 판매가격과 국내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백화점 판매제품이 각각 1.04배~1.73배, 과 드럭스토어 판매제품이 1.27배~2.69배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연맹 측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세청에서 공개하는 수입 원가를 비교한 결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은 수입 원가에 비해 최대 9배까지 비싼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선호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타벅스 커피 역시 다른 국가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5mL)는 4100원으로 프랑스 파리(4023원), 중국 베이징(3679원), 일본 도쿄(3633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3614원)보다 비싸다. 가장 저렴한 미국 뉴욕(2477원)보다 60%가량 비싸다. 한국의 경우 2007년부터 7년간 24%(800원)나 값이 올랐다. 스타벅스 카페라떼는 4600원으로 프랑스의 5114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수입 탄산수의 경우 원산지 판매가격보다 국내 판매 값이 최대 7.9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 지원을 받아 지난 5~6월 국산ㆍ수입 탄산수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인 수입 탄산수 10종 가운데 원산지와 국내 가격의 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이탈리아산(産) 산펠레그리노로 나타났다. 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100mL당 738원으로 이탈리아 판매가격(93원)의 7.9배다.

체코산 마토니그랜드의 현지가격(100mL당 184원)과 국내 평균 판매가격(1060원)의 격차도 5.8배다. 100㎖당 가격이 가장 비싼 제품은 프랑스가 원산지인 ‘이드록시다즈’로 현지 가격은 735원이지만 국내에서는 3.3배 비싼 2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의류 분야에서도 나타났다.

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의 판매가격도 한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가 인터넷 사이트 14곳에서 판매하는 자라 상품 7000개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스페인의 2배이다. 자라 제품이 스페인보다 50% 이상 비싸게 판매되는 곳은 인도와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으로 한국은 14개국 가운데 가장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구조 때문에 해당 제품들의 가격이 유독 국내에서만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직구를 잘 모르는 고객들은 해외 제품을 들여오는 국내 판매처가 선정하는 가격 그대로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해외직구를 잘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저렴한 현지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산에 거주하는 김모(31세)씨는 “똑똑한 고객들은 해외직구를 하는 거고 결국 이를 모르는 고객들만 해당 업체들의 ‘봉’이 된다”면서 “현명해지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국내 판매처들은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에 사는 홍모(25세)씨 역시 “이런 사실들을 알고 나니 해당 기업의 제품들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정부가 나서서 수입품 유통업체들의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 등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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