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계 신용카드사 잇따른 매각설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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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계 신용카드사 잇따른 매각설에 곤혹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12.10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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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롯데카드 ˝근거 없는 얘기˝ 일축했지만 죄불안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기업계 신용카드사가 모두 매각설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는데다 그룹사 본업과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 중 현대, 삼성, 롯데 등 기업에 소속된 카드사들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매각설이 나온 곳은 현대카드. GE는 지난 2005년 현대차그룹과 합작 차원에서 6783억 원을 들여 현대카드와 캐피탈 지분을 각각 43%, 43.3% 인수했다. 이를 지분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 시장에 내놨다.

그런데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에 대해서만 인수 의사를 밝혔다. GE는 현대카드 지분에 대해서는 3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 달 NH농협금융에 지분을 넘긴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매각설이 제기됐다.

당사자인 삼성카드와 NH농협금융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했지만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문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기인사에서 34명의 임원 중 8명이 회사를 떠난 만큼 연말 조직 개편에서 부서 통폐합이 대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이어 화학과 방산계열을 내다 파는 등 돈이 되지 않는 산업을 접고 있어 수익성이 나빠진 카드 입장에서는 좌불안석이다.

롯데카드 역시 신동빈 부회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을 약속한만큼 매각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금융계열사를 일본 롯데에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 ▲ 현대, 삼성, 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들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각사 홈페이지

기업계 카드사가 이처럼 매각설에 시달리는 것은 향후 실적 악화가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현 수준보다 0.7%포인트, 일반 가맹점은 평균 0.3%포인트 낮출 것을 지시했다.

이 조치로 카드업계에서는 연간 6700억 원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1조877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이익의 4분의1이 줄어드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 체크카드의 승인금액 비중이 20.8%(10월 말 기준)를 기록하는 등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발급 실적이 낮아 타격을 입을수 밖에 없다.

그룹사 본업을 돕는 시너지가 미미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대카드는 자동차할부 시장에서 현대캐피탈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

삼성카드도 본업과의 연계는 많지 않다. 오히려 최근 출시한 삼성페이가 결제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삼성카드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롯데카드는 모기업이 유통사인만큼 뗄레야 뗄수없는 관계지만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회원 수가 크게 감소하고, 휴면카드 수도 전업계카드사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제대로 돕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카드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오히려 카드업 때문에 평판 리스크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매각설에 대해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초자료 하나 만든 적 없는데 추측은 무척 진도가 빠르고 엉뚱하다"며 "기업 내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없으니 어느 정도 추측은 할 수 있지만 시작도 안한 일을 두고 어떻게 스토리가 이렇게 발전을 할까"라고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 역시 "현대카드는 캐피탈과 함께 자동차금융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각은 말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 매각설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이미 자율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며 "내년 업황이 나빠질 것이란 전망 탓에 각종 추측들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임원 축소도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인사이동으로 인한 것"이라며 "조직 개편과 큰 연관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카드 역시 유통과 호텔 사업 지원을 위해서는 카드 사업이 필수적이라며 "검토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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