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용도 카드’ 강용석, 새누리 복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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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용도 카드’ 강용석, 새누리 복귀할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5.12.15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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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진영 동시 견제 가능... 약점 많아 복귀 어렵다는 관측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강용석 전 의원 ⓒ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데 이어,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도 금명간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이외에도 몇몇 비주류 인사들 역시 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제1야당의 분당 사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돼가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표와 안 의원이 치열한 다툼 와중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이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양측 지지자들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반면, 박 시장은 시정에 몰두하며 야권의 대안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황새는 문 대표, 조개는 안 의원, 어부는 박원순 시장”이라며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싸움에 이득을 보는 것은 박 시장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강용석 전 의원 공천설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3일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내년 총선에서 강 전 의원을 용산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강 전 의원도 20대 총선에서 용산 출마 계획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제18대 총선 마포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던 그는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서 제명됐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강 전 의원을 복귀시키는 ‘무리수’를 던지는 것은 두 가지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박원순 저격수’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강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박 시장 아들 주신 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뒤 지속적으로 박 시장을 정조준 해왔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이전투구로 박 시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박 시장 저격에 ‘노하우’가 있는 강 전 의원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는 진영 의원 견제용이라는 관측이다. 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정책위의장과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발탁된 ‘친박’ 출신이다. 하지만 2013년 9월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대선공약이 논란을 빚자 사퇴해 박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뒤로는 ‘탈박’으로 불린다. 즉, 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강 전 의원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인사는 “두 사람이 경기고 - 서울대 법학과 동문이자 ‘친한 형님 동생’으로 알려진 관계임에도 강 전 의원이 굳이 용산을 선택한 것은 당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 개입된 결과가 아니겠느냐”며 “아마 이중 삼중의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용산은 19대 총선에서 3선에 도전했던 진 의원조차도 민주당 조순용 후보에 불과 6.5% 차이로 신승을 거뒀던 지역구다. 한 석 한 석이 중요한 수도권에서 약점이 많은 강 전 의원을 ‘경합 지역’인 용산에 공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당에서 제명된 강 전 의원을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로 다시 받아들인다면 새누리당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14일 기자와 만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슈메이커’ 강 전 의원이 출마하면 모든 시선이 그쪽으로 쏠릴 것”이라며 “강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공천 시스템 자체에 불신을 가져올 수도 있는 위험한 카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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