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성공 키워드는 '신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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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성공 키워드는 '신뢰 회복'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5.12.22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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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원칙 갖고 뚝심 있게 밀어붙여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신당 창당 선언한 안철수 의원 ⓒ 뉴시스

안철수가 변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각을 세우더니, 과감하게 탈당을 감행한 후 일사천리로 창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치 모든 것이 짜인 각본인양 거침없이 행군하는 모습은 ‘간철수’라고 조롱받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그러나 안 의원이 정치적으로 재기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다. 우유부단(優柔不斷)한 모습에서 벗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신당 창당을 성공시키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안 의원의 가장 큰 과제는 ‘신뢰 회복’이다. 지난 2013년 신당 창당을 추진하다 돌연 민주당과의 합당을 선언했던 안 의원은 그 과정에서 신뢰도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다당제와 제3의 대안 정당을 기대하며 힘을 보탰던 세력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새정치추진위원회’에서 함께 신당의 로드맵을 그렸던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입당을 거부했고,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격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용석 전 의원은 한 프로그램에서 “이제 안 의원에게는 사람이 모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때문에 안 의원이 신당 창당에 성공하려면 2012년 대선 후보 양보와 2013년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생긴 불신을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두 번이나 고비에서 ‘철수’한 경험이 있는 안 의원이 유의미한 정치 세력을 형성하려면 ‘어떤 상황이 와도 끝까지 간다’는 이미지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정치인들 사이에는 안 의원이 어디까지 갈지, 대선 때나 합당 때처럼 또 슬그머니 물러서지 않을지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그런 우려를 해결해줘야 신당 창당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의원의 ‘새정치’는 아직 구호에 그칠 뿐, 국민들이 확신을 갖고 신뢰를 보낼 수 있는 정치철학과 정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안 의원의 기자회견에서도 ‘정권 교체를 위한 정당’, ‘부패에 단호한 정당’, ‘국민정당’ 등의 방법론적 정체성만 거론됐을 뿐, 모두가 공감하고 추구할 철학과 구체적인 정책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당원들도 지지자들도 여전히 안 의원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식으로는 기존의 양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정치발전연구소 강상호 대표는 안철수 신당의 미래에 대해 “안 의원이 지난 3년간 경험을 쌓았고, 미약하나마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한 만큼 예전보다 환경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안 의원이 뚜렷한 정치 철학과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故 김대중 대통령에게는 리더에게 필요한 뚝심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안 의원은 그런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안 의원이 국민의, 또 정치권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사즉생의 각오로 자신의 원칙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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