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나갈래?"…보험사 퇴직압박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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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안나갈래?"…보험사 퇴직압박 백태
  • 서지연 기자
  • 승인 2015.12.30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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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동안 연수원서 비디오만 시청…월 1000만원 실적 못 채우면 퇴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서지연 기자)

“한 달 동안 연수원에서 합숙하며 교육 비디오만 봤어요. 감상 후에는 보고서까지 제출해야 하는 작업을 하루 종일 해야만 했어요. 계속되는 압박에 참고 버티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못 참고 나가는 직원도 있죠”

“6명 정도 방에 따로 모아 놓고 3개월 동안 월 1000만원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퇴사 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출근하니 책상을 아예 치워버린 적도 있어요. 면담이라는 형식을 빌려 퇴직을 종용, 회유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죠”

▲ 저금리와 불황에 허덕이는 보험업계에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의 칼바람이 매서워지면서 퇴직압박이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뉴시스

저금리와 불황에 허덕이는 보험업계에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의 칼바람이 매서워지면서 직원들에 대한 퇴직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속된 경기불황과 금융위기의 여파로 금융권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손해·생명보험협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전체 임직원의 수는 2013년 말 6만3859명에서 올해 8월 말 6만191명으로 줄었다.

20개월 만에 3668개의 일자리가 없어진 것으로, 올해 연말까지 집계하면 감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감원 태풍과 더불어 보험사들의 퇴직압박도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으로 갑작스레 인사발령을 낸다던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인격적 모독을 줘 직원의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는 전언이다.

과거 부장급 이상에게만 적용 되던 명퇴 연령도 대리는 물론 사원들에게 까지 확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사들은 전반적인 경기 불황과 더불어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간간부가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인 보험사들이 많아 높은 인건비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2020년에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 개정안(IFRS4 2단계)으로 인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데다, 내년부터 정년 60세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도 시행할 예정이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4월 개정된 정년연장법(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내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연장된 정년에 따른 후속조치로 보험사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내년 임금피크제 도입을 확정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로 수익난에 시달리면서 대규모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며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Carpe Diem & 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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