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 내준 김무성, 대권 가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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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위 내준 김무성, 대권 가도 '빨간불'?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1.05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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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후폭풍에 오픈프라이머리 등 공천개혁도 '글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김무성 대망론’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4·29 재보선 이후 줄곧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결과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김 대표가 이 조사에서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8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최근 김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정계 구조 재편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김 대표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상황에 근거한다.

김 대표의 지지율 하락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안철수 신당’이다. 더민주당에서 탈당, 신당 창당에 나선 안철수 의원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정성장 △교육개혁 △빈부격차 해소 △튼튼한 안보라는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 경제민주화와 튼튼한 안보를 기치로 내걸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다르지 않다. 정책 방향만 놓고 보면 문 대표보다는 오히려 김 대표와 교집합이 많다.

이러다 보니 야당과 문 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김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안 의원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로 안 의원이 탈당한 직후인 지난달 17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의원과 문 대표의 지지율이 각각 4.1%p, 0.9%p 상승한 반면 김 대표의 지지율은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nesdc.go.kr 참조). 안 의원 탈당 후폭풍을 김 대표가 직격으로 맞고 있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역시 지난 4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야당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 어쩔 수 없이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야당의 출현과 함께 새누리당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신당이 여권에도 심대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처럼 ‘외환’에 시달리는 와중에, 친박계의 견제라는 ‘내우’도 김 대표를 힘들게 하고 있다. 친박계가 최고위원회와 당내 공천기구 등의 요직을 장악하면서 김 대표가 내세웠던 공천 원칙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내년 총선에 반드시 도입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던 오픈프라이머리는 야당과의 합의 실패, 당내 반발 등으로 도입이 어렵게 됐고, “단수 추천은 없다”던 공언도 사실상의 전략공천인 단수추천제가 추인되면서 허언이 됐다. 총선 룰 결정에 김 대표의 의사가 거의 반영되지 못한 셈이다.

자연히 비박계 쪽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후퇴’를 반복하는 김 대표를 믿고 따를 수 있겠냐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2014년 10월 중국 방문 중 개헌론을 꺼냈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고, 여의도연구원장에 박세일 전 의원을 임명하려고 했다가 친박계가 반발하자 물러섰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할 때도 계파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정치 생명을 걸었다’는 말까지 나왔던 공천개혁까지 포기함으로써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됐다.

설상가상으로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내년 총선을 반등의 계기로 삼기도 어렵게 됐다. 친박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천 룰이 결정됨으로써 내부 세력 싸움에서도 불리해질 공산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이 승리하더라도 김 대표가 ‘전공(戰功)’을 챙기기 어려운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의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당대표의 존재감이 너무 미미해졌다”며 “설사 새누리당이 대승을 거두더라도 김 대표의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친박계의 거듭된 견제 탓에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힘이 빠질 대로 빠졌다는 뜻이다. ‘김무성 대망론’이 조금씩 저무는 느낌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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