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박정희 찬양, 엇박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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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의 박정희 찬양, 엇박자 행보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6.01.11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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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안철수 의원이 ‘새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추진하고 있는 신당 ‘국민의당’에서 ‘박정희 찬양’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안철수 의원은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 성장의 엔진을 거신 분”이라며 “직접 헬멧을 쓰고 창원·울산·구미 공단을 도시며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화를 몸소 이끄신 분이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끄신 산업성장의 엔진을 다시 한 번 이 땅에 가동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이나 한상진 위원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게 없다. 어쩌면 당연한 행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산업화의 주역’이라고 미화하는 건 문제가 많다. 당장 ‘국민의당’ 정체성을 헷갈리게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식의 발언은 새누리당에서나 나올 수 있는 발언이다.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이런 말을 종종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 위원장의 이날 발언으로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이 어떻게 다른지 구별이 안 된다.

쿠데타로 정권을 획득했고 독재로 인권을 탄압한 대통령을 ‘산업화를 이끈 대통령’이라면서 추앙하는 건 민주화 세력을 부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민주화세력은 ‘민주화를 해야 경제가 더 빨리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다. 달리 말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가 아니었다면 경제 성장이 더 빨라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 위원장은 이런 민주화세력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국민통합 차원에서 한 위원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좋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도 있고 과도 있다. 이제는 과거는 털고 새 시대를 향해 모두가 손을 잡고 나가야 한다’ 정도면 ‘신선한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끄신 산업성장의 엔진을 다시 한 번 이 땅에 가동시켜야 한다’는 발언은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국민의당’의 최근 행보를 보면, 새 정치가 아닌 옛 정치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느낌이다. 이날 한 동료기자가 “안철수 의원과 한상진 위원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건 국민통합을 위한 행보가 아니라 대권행보”라고 말한 게 가슴에 다가온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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