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비례대표②]전태일 여동생과 대통령 사퇴요구 청년의원, ´가카빅엿´ 판사
스크롤 이동 상태바
[화제의 비례대표②]전태일 여동생과 대통령 사퇴요구 청년의원, ´가카빅엿´ 판사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1.13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순옥·장하나 의원·정의당 서기호 의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비례대표는 상대적으로 ‘깜짝 발탁’이 가능하다. 인물에 직접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의 득표수에 비례하여 당선되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에 연고가 존재하거나 최소한 오랜 시간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지역구 의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화제를 모았던 비례대표 의원들을 <시사오늘>이 살펴봤다.

▲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전순옥 의원,장하나 의원,정의당 서기호 의원 ⓒ뉴시스

 ‘전태일 여동생’ 더불어민주당 전순옥 의원

 전태일이라는 이름은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이름이다. 청계천 평화시장의 재봉사였던 오빠는 분신(焚身)으로 노동운동에 큰 파문을 던졌다. 그리고 40여년이 흘러, 그 여동생은 국회의원이 되어 여의도에 발을 디딘다. 그가 바로 더불어민주당 전순옥 의원이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영입을 위해 다투는 인사는 흔치 않다. 특히 소위 ‘거물급’인사가 아닌, 정치 경험이 일천한 비례대표 영입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전 의원 영입 경쟁을 벌였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그쳤지만 통합진보당 측에서도 손을 내밀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섰다. 그러나 전 의원 측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새누리당과 궤를 같이 하는 세력이) 오빠인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도록 하고 어머니인 고 이소선씨를 핍박했다”며 “새누리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했다. 민주통합당은 그런 전 의원에게 비례대표 1번을 안기며 국회로 불러냈다.

전 의원은 그런데 국회에선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선택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에 대해 지난 2012년 전 의원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빠(전태일)나 어머니(이소선)가 국회의원이 됐다면 아마 환노위를 선택하셨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청년 일자리 등 일자리에 대한 역할이 많고, 중소기업 관련 부문이 있는 상임위를 선택하려 한다. 노동운동의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전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소상공인 관련 활동을 이어간다.

2014년엔 야당 의원 최초로 박근혜 대통령과 해외순방을 함께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 의원의 박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은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부녀와 전태일 열사‧전순옥 의원 남매 간 정치적 화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전 의원은 그 해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순방 후기를 들려주며 “(박 대통령과)독대를 한 것은 약 30분”이라며 “노사정 끝장토론과 국내 제조기술자들을 이용하자는 요청을 했고 박 대통령은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전 의원의 다음 행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16년 총선을 위한 지역구 확정은 물론, 재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숙고(熟考)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대통령 사퇴요구’ 더불어민주당 장하나 의원

2012년 총선엔 ‘청년 정치’가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새누리당과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은 경쟁적으로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는데 주력한다. 여러 인물들의 도전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국회에 청년비례대표(또는 유사한 자격)로 입성하게 된 인물들이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 이재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 그리고 장하나 의원이다.

장 의원은 당시 민주통합당이 주최한 청년비례대표 공개모집에 응모하며 비례대표 자격을 받는다. 유행하던 TV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를 모티브로 한 공개모집에서 발탁된 장 의원은 비례대표 13번을 받으며 국회에 들어간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제주도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는 장 의원으로선 대 반전을 이룬 셈이다.

국회에 들어간 뒤 한동안 장 의원은 세간의 시선으로부터 비켜 서 있었다. 물론 끊임없이 지방 현장을 돌아다니며 한 활동이 당내에선 알려져 있었다. 2013년 가을 민주통합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장 의원이)상당히 열심히 한다. 밀양도 가고, 제주도 가고 하면서 발로 뛰는 스타일인데 저래야 나중에 잘 된다고 주변에서 좋게 생각한다”고 평한 바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 의원은 단숨에 화제의 인물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퇴 요구를 하고 나서면서다. 장 의원은 2013년 12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나 국회의원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결과 불복’ 을 선언한다”면서 “부정선거 수혜자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하라. 6.4 지방선거와 같이 대통령 보궐선거 실시하자”라고 밝혔다.

파장은 컸다. 여권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을 만큼 ‘쎈’주장이었다. 사퇴 요구는 해프닝에 가깝게 마감됐지만, 정치권과 여론의 격한 반응만큼 장 의원의 이름은 알려졌다.

장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서울 지역구에 도전한다. 노원갑은 지난 총선 당시 김용민 후보가 ‘욕설파동’으로 대역전패를 당하며 새누리당에 넘겨준 지역구다. 현역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버티고 있어 고전이 예상되지만, 장 의원 측은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만큼 야권세가 강한 곳이라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가카 빅엿’ 판사 정의당 서기호 의원

이명박(MB)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전 국민적인 '촛불집회'가 일어났다. 때마침 활성화된 SNS와 함께 온라인은 MB풍자와 비판글로 넘실댔다. 당시 판사였던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SNS에 '가카 빅엿' 이라는 풍자글을 올린 뒤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판사 재임용에는 탈락했지만 서 의원은 ‘국민 판사’‘양심 판사’등으로 불리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그리고 통합진보당(현 정의당과 분당 전)에 입당하며 본격 정계에 입문한다.

2012년 총선에서 야권 연대를 한 통합진보당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지만, 비교적 뒤쪽인 비례대표 14번을 받은 서 의원은 당선 가능성이 낮았다. 그런데 뜻밖에 통합진보당 안에서 발생한 내분으로 비례대표 연쇄 사퇴‧제명사태가 일어나며 국회에 발을 들인다.

인생 궤도가 몇 달 만에 급변했고, 의원 배지도 우여곡절 끝에 달게 된 서 의원이지만 이후엔 조용히 의정활동에 전념했다. 법률전문가로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지난달 3일 발표한 ‘2015 국정감사 우수의원 Best 20(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선정)’에 이름을 올렸다. 법사위 소속 야권 의원으로는 유일한 성과다.

서 의원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비례대표 시절과 달리 총선에선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 의원은 자신의 고향이자 초,중,고를 모두 나온 전라남도 목포에서 도전을 준비 중이다. 목포는 야권의 거함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지만, 서 의원에 앞서 ‘목포가 낳은 천재’로 불려온 목포고-서울대 법대 선배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복병으로 부상했다. 천 의원은 지난해 11월 서 의원의 사무실 개소식에 축하 영상을 보내 “본인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후배 서기호 의원에게 '목포에 나와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한 바 있다”며 “그 말에 책임지기 위해 적극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