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한다.”
“20대 국회는 최소한 19대 국회보다 나아야 한다. 그런(진실한)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될 것이다.”
‘진박 열풍’이다.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진실한 사람’을 언급하면서 새누리당 경선은 ‘진박 마케팅’의 장이 됐다. 이에 발맞춰 청와대와 정부부처 출신 인사들이 대구로 진격, ‘진박 벨트’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대구행을 결정한 이들의 중간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진박 벨트’는커녕, 거의 모든 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 쪽에서는 ‘한 번 판갈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진박의 진격을 최전선에서 막아서고 있는 인물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다.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 당사자로 지목당하며 위기에 몰렸던 유 전 원내대표는 ‘배신의 정치를 응징하겠다’며 나선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에 여유 있게 앞서나가고 있다. 지난 12일 <내일신문>이 <시대정신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 전 원내대표는 54.7%를 얻어 35.8%를 기록한 이 전 동구청장보다 18.9% 포인트 높았다(이하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nesdc.go.kr 참조).
‘총선 필승 건배사’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왔던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고전하고 있다. <매일신문>과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시계제로의 상황에 빠져있다. 곽 전 수석은 당초 달성군 출마를 선언했다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중남구로 옮기면서 '메뚜기 정치'논란에 휩싸였다. 설상가상으로 중남구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희국 현역 의원을 비롯,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배영식 전 의원 등 예비후보만 10명이 등록된 곳이다. 김 의원의 지지도가 높고, 정치 신인이자 여성 정치인으로서 20%의 가산점을 받는 이 전 경제부지사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곽 전 수석의 경선 통과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사정이 나은 ‘진박’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다. 추 전 실장은 곽 전 수석을 중남구로 밀어내고 달성군에 자리를 잡았다. 이어 달성군 현역 의원인 이종진 의원이 18일 제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추 전 실장 지지를 선언했다. 이변이 없는 한 공천권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진박’이 고전하고 있는 데 대해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공약 없이 박 대통령만 내세우는 마케팅에 대한 반감과 유승민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결합된 결과”라면서도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 막상 선거가 다가오면 민심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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