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국회의장´ 정의화 대망론…金·文·安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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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국회의장´ 정의화 대망론…金·文·安 속내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1.22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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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직권상정 거부에 ‘답답’
문재인, 광주행 가능성에 ‘불안’
안철수, 국민의당 합류설 ‘찜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정의화 국회의장 ⓒ뉴시스

정의화 국회의장이 소신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일약 차기 대권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도 들릴 정도다. 차기 대권 주자로 언급돼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으로선 새로운 변수가 생긴 셈이다.

15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한 지역구(부산중구동구)에서만 내리 5선한 정 의장은 지난 2014년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국회의장은 대통령 다음 가는 의전서열(2위)을 가진 입법부의 수장이지만 점점 일종의 ‘명예직’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 의장은 여야를 넘나드는 소신행보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직권상정을 단호히 거부하고, 취임 후 첫 방문지로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볼 수 없었던 ‘신종 국회의장’의 탄생을 알렸다.

▲ (왼쪽부터)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 ⓒ뉴시스

이 정도일 줄은…속 쓰린 김무성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전히 답답한 상황에 처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정 의장과 보이지 않는 마찰을 빚어왔다. 김 대표는 정 의장에게 꾸준히 국회선진화법의 직권상정 요청을 해 왔으며, 공식‧비공식 루트를 통해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선을 그어왔다. 본인이 반대했던 법이지만 일단 입법된 이상 지켜야 한다는 것이 정 의장의 입장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정 의장과 새누리당을 압박해왔고, 중간에서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해 틈만 날 때마다 직권상정을 반복적으로 요구했다. 그간의 정치적인 선례로 볼 때, 아무래도 여당 출신인 국회의장이 종국엔 한 발 물러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 의장은 아예 앞으로 한 발 나서 버린다.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 정 의장은 담화발표문에서 “저도 국회선진화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입법부 수장이 불법임을 잘 알면서도 위법한 행동을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직권상정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상의 선포다. 상향식 공천과 안대희 최고위원 임명 등으로 당내 잡음이 이는 과정에서, 활로가 좀처럼 뚫려주지 않는 셈이다.

깜짝 광주行 설에 화들짝 놀랐을 문재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대표직 사퇴를 천명했다. 오히려 대권후보로서의 지지율은 소폭 반등세를 보였고, 김종인 선대위원장에게 짐을 덜며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해방’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당은 간신히 수습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정 의장의 광주출마설이 흘러나왔다. 21일 <동아일보>는 ‘정 의장이 동서화합을 위해 광주에 출마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후속 보도 등을 통해 정 의장이 ‘코미디’라고 일단 부인하며 일단락 됐지만, 여운은 남긴 상태다. 정 의장은 광주와 인연이 깊다. 정치입성 전인 의사 시절엔 부산과 광주의 인사들로 '영호남민간인협의회'를 구성해 영호남 교류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평의원 시절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앞장서며 광주의 명예시민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진정되고 있는 당 상황에서 정 의장이 몰고 올 변수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문 대표는 최근 호남 의원들의 대거 탈당에 따른 위기를 연이은 인재영입으로 선방했다. 그런데 정 의장이 만약 광주에 등장한다면, 그것도 국민의당으로 나타난다면 문 대표의 분투가 헛심이 돼버릴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본인의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이다.

환영만 할 수 없다…찜찜한 안철수

정 의장의 광주행 가능성 만큼이나 정가를 뒤흔든 또 하나의 이야기는 정 의장의 ‘국민의당’행 소문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제3세력으로 창당 준비중인 국민의당은 적극 환영 의사를 밝혔다. 무소속 문병호 의원은 22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정 의장 영입은) 국민의당의 희망사항”이라며 “진전된 건 없지만 (정 의장과 국민의 당이) 정체성이나 노선 등에서 일치하기 때문에 영입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국민의당은 지금 원내 한 사람 한 사람이 아쉬운 상황이다.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의 탈당세가 주춤하며 현역 의원의 유입이 멈췄다. 그런 와중에 정 의장 정도 되는 거물 인사의 합류는 천군만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사실상의 국민의당 대권 주자인 안 의원은 생각이 많아질 수 있다. 대권후보 ‘원톱’체제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의장이 만약 광주서 의석을 얻을 시 안 의원과 정치적 포지션(부산 출신, 호남 기반)이 겹친다.

그러나 정치전문가들은 정 의장 영입 시나리오가 안 의원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정치발전연구소 강상호 대표는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사실 단독 후보보다 무게감 있는 경쟁자가 있는 편이 더 정치적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자신의 대권가도를 지키기 위해 만약 안 의원이 정 의장 같은 경쟁자 영입을 반대한다면 창당할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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