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③]그들에게 왕관을 씌우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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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③]그들에게 왕관을 씌우려는 사람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2.26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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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차기 권력의 남자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 뉴시스

왕은 만들어진다.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국가의 통수권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손끝에서 결정된다. 고금을 막론하고 그 과정에선 치열한 정치적 전투가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마지막 승리자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그들을 왕으로 만들어낸 핵심 인물, 바로 ‘킹 메이커’의 존재다. 격동의 한국 현대정치사 속 ‘킹메이커’들을 <시사오늘>이 정리했다.

‘좌학용 우성태’ 김성태 의원과 김학용 의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김성태 의원과 김학용 의원을 ‘좌학용 우성태’로 부른다. 어디를 가든 김 대표 곁에는 두 사람이 있기 때문. 이들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 대표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다.

김성태 의원은 자타공인 ‘김무성의 오른팔’이다. 2010년 김 대표가 원내대표를 맡았을 당시 원내부대표로 호흡을 맞추며 ‘김무성계’가 된 그는 사실상의 행동대장 역할을 한다. 김 대표가 친박계의 공세에 몰릴 때는 가장 앞장서서 ‘방패’ 역할을 하고, ‘공격’이 필요할 때는 누구보다 날카롭게 날을 세운다. 지난달 친박계가 김 대표를 궁지로 몰아넣자, “(친박계가) 너무 과도한 언행을 일삼고 있다”며 일갈했던 사람도 그였다.

김학용 의원도 2010년 원내부대표로 김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지금은 김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최측근이라는 증표다. 김성태 의원만큼 눈에 띄는 여론전을 펼치지는 않지만, 지근거리에서 김 대표를 보좌하며 신임을 얻고 있다. 지난달 비박계 의원 50여명이 참석해 논란이 됐던 모임의 주최자가 바로 김 의원이다.

‘호위무사와 책사’ 최재성 의원과 진성준 의원

김무성 대표에게 ‘우성태 좌학용’이 있다면,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호위무사’ 최재성 의원과 ‘책사’ 진성준 의원이 있다.

최 의원은 김성태 의원을 연상시키는 ‘투사’다. 지난해 9월 재신임 정국에서도, 11월 ‘문·안·박 연대’로 시끄러웠을 때도 최 의원은 비주류의 공세를 방어하며 문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대변했다. 문 전 대표가 비노계의 반발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까지 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것은 믿음의 크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가 마련된 후에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문 전 대표의 ‘체면’을 살리기도 했다.

진 의원은 문 전 대표의 ‘전략통’으로 꼽힌다. 당직자 출신인 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문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으면서 문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최 의원과 함께 문 전 대표의 ‘복심’으로 활동해왔다. 최 의원이 ‘전투력’과 ‘추진력’에 강점이 있다면, 진 의원은 정책과 전략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는 평가다.

‘안철수의 비서실장’ 문병호 의원

안철수 대표가 처음 정계에 발을 딛었을 때, 안 대표의 ‘측근’은 금태섭 변호사와 송호창 의원이었다. 금 변호사는 2012년 대선 당시 안 후보의 대변인 역할을 했고, 송 의원은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가장 먼저 통합민주당을 탈당해 안 대표 편에 섰다. 그러나 현재 금 변호사는 안 대표와 연락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고, 송 의원도 국민의당 합류를 거부했다. 이제 안 대표의 ‘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비서실장’ 문병호 의원뿐이다.

문 의원은 ‘새정치추진위원회’와 민주당이 통합할 당시 안 대표가 비서실장으로 지명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안철수의 남자’가 된 문 의원은 활발히 언론에 얼굴을 내밀면서 안 대표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 대표의 ‘책사’의 역할도 도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그가 안 대표에게 보낸 ‘박영선 의원과 천정배 의원을 모시고 오자. 박영선 의원에게는 당대표와 서울시장공천을 제안하면 좋겠다’는 문자메시지가 포착된 바 있다.

‘박원순 키즈’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과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는 ‘박원순 키즈’ 기동민 전 부시장과 임종석 전 부시장이 있다. 국회 내의 세력이 없다시피 한 박 시장은 4월 총선을 통해 기 전 부시장과 임 전 부시장을 여의도에 입성시켜 ‘몸집 불리기’를 노린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두 사람의 지역구를 찾아 함께 전통시장을 돌며 간접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기 전 부시장은 대표적인 ‘박원순 키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과 故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 박지원 전 원내대표 정무특보 등을 지낸 기 전 부시장은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 선거캠프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후 서울시 정무수석 비서관을 거쳐 정무부시장직을 수행, 박 시장의 ‘오른팔’로 불린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공천장을 받았을 당시에는 ‘박 시장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제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 전 부시장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정치적 휴지기를 가졌던 당시 박 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임 전 부시장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자 서울시장 재선캠프 총괄팀장 자리를 맡겼고, 이후에는 정무부시장으로 1년 6개월 동안 박 시장의 시정활동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9월에는 박 시장 아들 주신 씨의 병역비리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강력히 대응하기도 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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