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에게는 있고 김무성에게는 없는 것…'서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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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에게는 있고 김무성에게는 없는 것…'서청원'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3.0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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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후퇴 정치’ 반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故 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을 ‘정치적 아버지’라고 말한다. 지난 1월에는 상향식 공천을 확정한 후 “당대표가 공천권을 하나도 안 하겠다는데 나한테 무슨 거칠 것이 있겠느냐”라며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하기도 했다. ‘대도무문’은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으로, YS의 인생철학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정치 행보는 여러모로 YS와 다른 데가 많다. 상하이 개헌 발언에서부터 유승민 전 원내대표 찍어내기 파동에 이르기까지, ‘치고 빠지기’로 일관하는 김 대표와 말 그대로 ‘거칠 것 없이’ 살다 간 YS는 전혀 다른 정치 인생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 대표가 YS의 정치 역정을 따르지 못하는 원인은 ‘사람’이라는 분석이다. 민주화와 개혁이라는 깃발 아래 뭉쳤던 ‘YS의 사람들’과 달리, 사람이 없는 김 대표는 '후퇴 정치'로 일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YS와 김 대표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인물이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다. 민한당에서 넘어와 직계란 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서 최고위원은 상도동 합류후 'YS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말 그대로 온 몸을 던졌다.

서 최고위원은 합당한 지 채 1년도 안 돼 생겼던 ‘내각제 합의각서 유출 파동’ 때 민주계 의원들의 집단 탈당 기도를 주도했다. 내각제 합의각서 유출 파동이란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 김종필 최고위원이 내각제를 추진키로 합의하고 작성한 각서가 언론에 유출된 것으로, YS는 자신을 음해하려는 음모라며 당무까지 거부한 끝에 각서 유출 당사자로 지목됐던 민정계 박준병 사무총장을 경질하는 선에서 종결한 사건이다.

당시 서 최고위원은 “민정계가 김영삼 총재를 이용해먹을 대로 이용하고 버리려고 한다”며 민주계 의원들을 설득해 동반 탈당을 기획했다. 노 대통령이 내각제 합의를 무효화하면서 실제로 탈당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민주계 전원 탈당’ 카드는 이후 YS의 대권 가도에 장애물이 생길 때마다 힘을 발휘했다. 민자당 내 소수 계파 수장에 불과했던 YS가 민정계를 누르고 정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위기 때마다 몸을 내던진 ‘측근들’ 덕분이었다. 그 중심에는 서 최고위원이 있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 정두언 의원 ⓒ 뉴시스

반면 김 대표에게는 ‘제2의 서청원’이 없다. 김 대표가 ‘살생부’ 논란을 만들고 수습하는 동안, 그를 대신해 몸을 던진 측근은 아무도 없었다. 이는 ‘후퇴 정치’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상하이 개헌 발언에서부터 여의도 연구원 원장 선임 문제,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 파동에 이르기까지 어김없이 고개를 숙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왔다. 이런 과정 속에서 그를 ‘좌장’으로 생각하며 몸을 던진 비박계 의원들은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이번 논란을 만든 정두언 의원은 비박계 중진으로 분류된다. 이런 정 의원이 사실상 비박계의 대표격인 김무성 대표의 입지를 흔들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건 김 대표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김 대표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각을 세웠던 지난달 20일 <시사오늘>과 만난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비박계 의원들은 김 대표를 차기 대권후보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일 “민주화라는 ‘뜻’을 함께 공유했던 상도동계는 YS가 당권을 잡을 때나 대권에 도전할 때 목숨을 걸고 뛰었다. 반면 김 대표를 이용하거나 활용할 비박계는 존재할 지 모르지만, 그를 위해 목숨을 걸고 함께 할 정치인사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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