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난 김무성, 상도동·친이계 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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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난 김무성, 상도동·친이계 품을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3.25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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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반사이익 선사…대권불씨 재점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마침내 움직였다. 상향식 공천 실패와 공천파동으로 몰린 듯 했으나, 막판에 친박계에 크게 ‘한 방’을 날렸다. 언론에서 ‘옥새전쟁’이라고 부르는 김 대표의 이번 움직임은 친박계를 향한 강력한 반격이기도 하지만, 이는 비박계 내 여러 성향의 인사들을 품 안에 안을 수 있는 행보이기도 하다.

앞서 김 대표는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구갑·동구을·달성군 등 5곳에 대한 공천 의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시쳇말로 도장을 안 찍어주기로 한 것이다. 김 대표의 이번 무공천 선언은 낙천한 유승민 의원(대구동구을)과 이재오 의원(서울은평을)의 구제 성격이 짙다. 소위 ‘진박’ 후보가 단수공천됐던 서울 송파을, 대구동구갑, 대구달성군도 마찬가지다.

옥새전쟁으로 최소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구(舊) 친이계의 좌장 이재오 의원이 있다. 친이계는 사실상 소멸했지만 그렇다고 이들 모두가 김 대표 쪽으로 간 건 아니었다. 권성동 의원 등 옛 친이계 출신의 몇몇 인사만 김 대표와 친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이번에 이 의원에게 손을 내밀며, 친이계 쪽의 지지를 공식적으로 확보하게 됐다는 평이다. 친이계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정치적 아버지'인 김영삼(YS) 전 대통령식 정치"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상도동계에도 손을 내밀었다. YS 서거 당시 상주를 맡는 등 그간 상도동계 적자임을 자임해온 김 대표다. 다섯 곳의 무공천 지역구 중 서울송파을에선 상도동계 민주계 출신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탈당, 무소속으로 나온다. 송 전 구청장이 여론조사의 압도적 우위에도 불구 단수공천으로 밀려나자, 상대적으로 세간의 주목도가 적었던 장소지만 과감하게 무공천 지역에 포함시켰다.

상도동계의 한 원로 인사는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는 상도동계의 핵심조직 민추협에도 많이 신경을 써 온 인물”이라며 “정치는 결국 사람을 모아야 한다. (김 대표가) YS같은 리더십을 보여주며 큰 정치를 보여준다면 지금보다 많은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평했다.

또한 김 대표가 진박 후보들의 출마를 사실상 원천봉쇄해버린 대구의 세 곳은 유 의원 및 그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류성걸, 이종진 의원의 지역구다. 이 세 사람은 원래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었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 당시부터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인물이고, 류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맡을 정도의 친박계였다. 박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달성군을 받은 이 의원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들은 이제 사실상 ‘짤박(짤린친박)’이 됐다. 류 의원의 한 측근은 지난 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우리 의원님이 친박계가 아니면 도대체 누가 친박입니꺼”라고 토로하기도 했지만, 공천에서 허무하게 탈락하며 적어도 ‘진박’에겐 밀려난 모양새다. 이제 김 대표는 이들에게도 손을 내밀 명분이 생겼다. 유래 없는 여론의 옹호를 받는 유 의원의 손을 들며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다른 ‘짤박’들에게도 공식적으로 김 대표와 손잡을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줬다. 여의도 정가에선 옛 친박계 핵심인사 몇몇이 김 대표와 가까워졌다는 소문이 파다한 지 오래다.

이와 관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은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비박계를 자신 중심으로 모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이번 옥새 파동이)대권 가도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고 해석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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