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내전/전문가 인터뷰⑤]국민의당 압승 예상, 최대 8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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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내전/전문가 인터뷰⑤]국민의당 압승 예상, 최대 8석 전망
  • 광주=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4.10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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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정서, 현역의원 주도 조작된 이데올로기”
"문재인 광주방문, 미미하지만 긍정적 영향"
“판세는 국민의당 쏠림현상, 최소 5석 예측”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광주 오지혜 기자)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광주지역 평론가들은 입을 모아 '국민의당 승리'를 점쳤다. 광주지역 총 8개 지역구에서 최대 8석, 최소 5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광주가 17대 총선을 비롯, 2002년과 2012년 대선에서 제1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등 선거 판세를 보고 전략적 투표를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지난 8일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문이 지역민심에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시사오늘>은 지난 7일 광주지역 정치평론가 3명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선거 판세와 지역민심에 대해 보다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오경환 전 KBC 보도국장, 지병근 조선대 교수, 천성권 광주대 교수가 참여했으며, 일대일로 이뤄졌다. 또 문재인 방문과 관련한 질문에 한해 10일 추가 인터뷰를 덧붙였음을 밝힌다.

◇국민의당, 최대 8석-최소 5석으로 '우세' 예측

-이번 총선에서 광주지역 판세를 예측해 본다면.

오경환 전 KBC 보도국장 ⓒ 시사오늘

오경환 전 KBC 보도국장(이하 오경환) "국민의당이 최대치로 8석 전부 가져갈 수 있다고 본다. 최소는 5석인데, 더민주가 광산을과 서갑, 북을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광산을의 경우, 더민주 이용섭 후보가 전국적인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서갑은 국민의당 송기석 후보가 부장판사라는 강점이 있지만, 더민주 송갑석 후보가 잠재력을 갖춘 정치인으로 오랫동안 지역에서 이름을 알려왔다.

북을에 출사표를 던진 더민주 이형석 후보도 광주시의회 의장과 광주시 경제부시장을 역임한 바 있어, 막판에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이 몰리면 충분히 앞설 수 있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이하 지병근) "보통 여론조사에 기반해서 7대1로 본다. 더민주의 1승은 광산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산갑 더민주 이용빈 후보도 가능성이 있지만, 광산을 이용섭 후보만큼 확실한 곳은 없다. 나머지는 서을에 더민주 양향자 후보 정도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대표성을 고려하면 더민주에 보다 긍정적인 예측도 가능하다. 더민주 지지층이 2030세대에 몰려있는데 조사방식이 유선인 경우 정확한 민심이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더민주가 앞으로 승부수를 띄우면 약간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천성권 광주대 교수(이하 천성권) "광주지역만 놓고 보면 국민의당 7, 더민주 1로 보는 게 지배적이다. 더민주가 최대한 변화를 일으켜도 6대2 정도일 것이다. 지금 당장 문재인 전 대표의 방문과 손학규 전 고문을 향한 러브콜 등 변수가 생겼지만, 이는 한편으로 더민주가 코너에 몰렸다는 방증이다. 특히, 손 전 고문의 경우 더민주에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판세를 뒤엎을 만한 파괴력은 없을 것이다."

-서을에서 천정배 국민의당 대표와 더민주 양향자 후보가 접전이다.

오경환  "양향자 후보가 신인다운 풋풋함은 있었지만 신뢰를 주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특정 의제를 가지고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못 살렸다. 그리고 천정배 대표에 대한 비판여론이 많긴 해도, 지난해 재보선 이후 신당 결성 과정에서 깔아놓은 조직이 많아 양 후보가 이를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호남민심, "국민의당 좋아" 아닌 "더민주 미워"

-판세 예측을 들으니 지역민심이 국민의당으로 쏠린 것 같다.

천성권 광주대 교수 ⓒ 시사오늘

천성권 "광주지역은 정권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1야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전략적 투표를 해왔다. 그러나 더민주가 그간 선거에서 연패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그 책임은 문재인 전 대표에게 쏠린 것이고. 그래서 이번에는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줘서 정권교체를 위한 또 다른 틀을 다져보자는 게 지역민심인 것 같다. 

또 더민주의 경우 정치신인이 많이 나왔는데, 초선인 경우 국회에서 큰 영향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아울러 친노친문 세력이 선거운동 때는 누구든지 와서 석고대죄하고 지역민심 듣겠다 하다가, 선거 끝나면 달라지는 게 없다는 '학습효과' 때문에 더민주에 대한 불신이 큰 것 같다."

오경환 "전적으로 더민주의 전략공천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역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신인들을 공천했는데, 서을 양향자 후보를 제외하고는 공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인지도도 떨어지는 마당에 스토리도 없었다. 현실적으로 현역 의원들과 기세 싸움에서 많이 밀렸다. 차라리 광주에 표창원 후보를 공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면 좋았을 뻔했다.

더민주 지도부도 문제였다. 김종인 대표의 경우, 더민주의 추락에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막판에 비례대표 파동 등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호남 지지층 입장에서는 이제껏 한꺼번에 마음을 몰아줬는데, '비례 안 주면 나가겠다'는 식의 협박이 고약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감동과 헌신 없는 공천과정 탓에 더민주가 선거 판세를 살릴 기회를 날린 것이다."

지병근 "더민주 후보공천이 결정적인 문제였다. 개인적인 판단에 북갑에 정준호 후보 대신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이 내려왔으면 판세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호남지역 유권자는 DJ처럼 국내 정치개혁을 주도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지역에 보내진 후보는 상대편에 밀린다고 문재인 전 대표에게 대선 불출마 선언과 단식사죄를 요구하는 '액션'을 취했다. 더민주가 좋게 보일 리 없는 공천이었다."

◇국민의당 찍으려니 '현역물갈이' '호남자민련'…'딜레마'에 빠진 호남

-국민의당도 물갈이 요구가 높았던 현역들이 그대로 공천받았다.

지병근 "그래서 호남민들이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더 좋은 사람이 아니라 덜 나쁜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어느 쪽을 해도 마음이 걸리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승리가 점쳐지면서 주변에서 '호남자민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호남이 정치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호남지역도 국민의당이 가진 한계를 알고 있는 듯하다."

오경환 "현역의원들이 대부분 당선될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고, 대적할 만한 신인후보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치신인들이 본인의 역량을 알릴 기간이 짧았던 것도 문제다. 정치를 시작하려면 최소한 1, 2년 정도는 지역사회에 어떤 식으로든 헌신하고 봉사하면서 이름을 알려야 한다.

국민의당에 기운 호남민심은 딜레마에 빠졌다. 그동안 호남은 민주·인권·평화라는 전통을 이어받아 왔고, 약자 편에 서서 올바른 선택으로 국내 정치의 큰 물줄기를 잡아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이제까지의 선택과 부합되는 것인지 호남민심 스스로가 되돌아봐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 시민사회도 이 딜레마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크게 고심해야 할 것이다."

천성권 "현역의원들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야권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 지금 대구에서 보이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우리 지역에서 또다시 반복되는 것은 곤란하다. 광주는 마침 국민의당과 안철수 공동대표라는 대안이 있다. 지금까지와 다른 선택으로 정치권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중요하다."

◇반문정서, "조작된 이데올로기" vs. "선거 연패·리더십 부족 탓"

-최근 지역 내 반문정서가 화두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 ⓒ 시사오늘

지병근 "반문정서는 조작된 이데올로기다. 조작 주체는 현역의원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문재인 지도부의 개혁 행보와 지역 내 물갈이 요구로 이번 총선에서 공천받을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당내 갈등을 최대한 부추기고 탈당을 감행했다. 모두 본인들의 재선을 위한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문재인 전 대표를 타깃팅해, 반문정서를 반복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노출시키면서 지역민을 설득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아쉬운 것은 김종인 대표가 들어와서도 친노 패권주의를 반복적으로 언급했고, 문재인 측 역시 이 과정에서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생각한다."

오경환 "호남 유권자들이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대선 당시 90% 이상 지지를 보냈는데 연전연패하면서 확고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민 사이에 문 전 대표가 앞으로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그러나 반문정서는 현역의원들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퍼트린 실체 불분명한 이야기로 비롯된 혐의가 짙다. 이들은 지난 1년 내내 당내 계파문제로 쌓인 앙금을 '친노·친문'이라는 주문으로 바꿔 불렀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가 호남을 무시한다'는 이야기가 사실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채 지역민들에게 파고든 것이다."

천성권 "반문정서는 여론조사에도 반영된 실체라고 본다. 북갑 더민주 정준호 후보가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와 단식사죄를 요구한 것은 당내에서도 반문정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역 정서가 악화된 원인은 연이은 선거 참패에 따른 반성과 사죄에 진정성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김종인 대표의 존재감 약화도 반문정서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김 대표는 탈당 러시를 막고 당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등 더민주에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러나 새로운 더민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던 차에 비례대표 공천 파동으로 김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게 드러났다. 공약발표나 지원유세는 해도 김 대표 역시 결국 일회용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문재인 광주행, "선거판 흔들지 못할 것"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이 선거구도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다.

지병근 "문재인 전 대표가 더민주의 선거판세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정도는 미미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문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판단미스였다고 본다. 호남지역에 대권후보로 뽑히는 사람은 문재인, 안철수, 손학규 정도로 좁혀진다. 딱히 야권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무리수였다.

현실적으로 문 전 대표 스스로 대권에서 물러나는 것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이제껏 정치 행보를 이어온 것도 사람들이 원해서였던 것 아닌가. 당 관계자와 이야기해본 결과, 문 전 대표 스스로 판단한 것이긴 했지만 신중함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천성권 "더민주가 국민의당과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는 곳에서는 작지만 긍정적인 영향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체민심을 흔들기에는 부족했다. 주변을 봐도 문 전 대표에 대한 기존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선거 때마다 지역을 찾아 사죄해도 이후엔 달라지는 게 없었던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문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내쳐달라면 내쳐야지'라고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경환 "반전카드가 될 수 있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아쉽다. 문재인 전 대표가 좀 더 빨리 광주에 투입돼서 부딪힐 건 부딪히면서 헌신과 결기를 보여줬다면 분명 판세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 전 대표가 들고 온 메시지에는 헌신과 양보, 진정성을 담은 울림이 있었다. 호남홀대론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미 국민의당으로 치우친 판세를 흔들기엔 늦었다. 문 전 대표가 선거 패배 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광주 시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지만 이번에는 정계은퇴를 결정할 지 모른다." <광주내전 끝>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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