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문재인 갈등설…속내는 '기강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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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문재인 갈등설…속내는 '기강 잡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25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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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의 갈등을 놓고 정치권에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이라는 게 중론이나,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당내 패권 세력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김 대표의 요청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이후 두 사람의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나왔다.

25일자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경선에 나서시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관심이 없다고 했다. 당이 정비를 하려면 현 비대위 체제를 조금 더 가지고 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합의추대든 경선이든 당권에 욕심이 없다'고 해서 저도 '출마하시면 괜히 상처만 받게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리자, 김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출마하시면 괜히 상처만 받게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 더 이상 개인적으로 문 전 대표를 안 만날 것"이라며 불쾌감을 역력히 드러냈다.

그러자 문 대표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김 대표가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대선에서도 필요한 역할이 있는데, 언론에서 사소한 진실 다툼으로 두 사람의 틈을 자꾸 벌리는 걸 원치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해 일절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며 '임시 봉합' 차원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대 연기'와 '비대위 체제 유지'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왼쪽), 문재인 전 대표 ⓒ 뉴시스

당내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기강 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전대가 예정대로 열리든, 비대위가 유지되든 간에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견제할 타이밍이 지금뿐이라는 판단 하에 김 대표가 입을 연 것이라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20대 총선 직전 비례대표 셀프 공천 파동이 일 때도 이 같은 전략을 펼쳤다. 그는 친노·친문 진영이 공개적으로 강력 반발하자 당대표 사퇴를 암시하며 '배수진'을 쳤다.

수권정당으로 당이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친노·친문 중심의 당 정체성을 파괴해야 된다는 김 대표의 일갈이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아울러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당을 계속 장악할 수 있는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당 주류 견제로도 보였다.

비례대표 셀프 공천 파동은 친노·친문 좌장인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의 자택을 직접 찾아 사퇴를 만류하면서 일단락됐다. 김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지금 같은 정체성 논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이 요원하다"며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더민주의 한 핵심 중앙당직자는 25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셀프 공천 파동 때와 같이 기강 잡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문재인 전 대표를 위시한 강경 패권주의가 또 다시 득세할 것을 염려해 사전 대비에 들어간 게 아니겠느냐"며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총선 승리를 이끈 사람이다. 과거로 돌아가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문 전 대표도 지난 22일 회동에서 김 대표의 진심을 전달받았을 것"이라며 "두 사람의 갈등이 더 이상 심하게 격화되진 않을 거라고 본다. 본인들보다 주변 사람들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앞선 일간지를 통해 "전대를 열어 서로 경쟁하면 중앙위원회 같은 사태(비례대표 셀프 공천 파동)가 벌어질 수 있는데, 그렇게 과거로 돌아가는 식으로 하면 이 당은 희망이 없다고 문 전 대표에게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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