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광주 방문…냉담한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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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광주 방문…냉담한 정서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4.25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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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 "40분 동안 지역민심 알 수 있나"…간담회 보이콧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광주를 방문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생각에 잠겨있다. ⓒ 뉴시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야권 심장부' 광주를 찾았다. 총선에서 8개 지역구 모두 뺏긴 이후 첫 방문이다. 그는 "완패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지만, 광주시의회 반응은 차가웠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이종걸 원내대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정세균·진영·양승조·이개호 비대위원 등 신임 지도부와 김부겸·전현희 당선인 등과 함께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총선 결과 원내 1당이 됐으니 일단 수권 정당으로 갈 수 있는 터전을 닦았다고 본다"면서 "이제 다음 지도부가 내년 대선까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는 당에 대한 본인의 기여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분당 사태에 직면한 더민주에 긴급 투입돼 전열을 재정비하고 총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광주의 완패 과정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앞으로 광주에서 더민주의 기반을 다시 닦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왔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예정돼 있었던 광주시 시의원들과의 만남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일정이었다.

그러나 지역반응은 냉담했다. 더민주 소속 시의원 13명 모두 당 지도부와 만나기를 거부한 것이다. 지도부의 일방적 통보 방식과 지역민심에 소홀한 태도가 그 이유였다.  

이날 오후 1시부터 40분간 광주시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간담회에는 총선 출마자들과 구의원 10여 명만 모습을 보였다.

주경님 시의원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방 의원들과 간담회를 하려면 광주시당 대변인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일정 조율이 필요한데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주 의원은 또 "지역민심을 듣겠다면서 광주 시민들을 대변하는 시의원들과 고작 40분간 간담회를 한다는 건 형식적인 행사라는 의미"라면서 "그 짧은 시간에 전체 시민들의 의견을 어떻게 다 취합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당 지도부에 대한 시의회의 불만은 총선 과정에서부터 쌓인 것으로 보였다.

주 의원은 "이번 총선 때 시의원들이 광주지역 총선기획단을 구성해 김 대표에게 직접 제안한 내용도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문 전 대표의 방문'을 언급했다. 호남지역에서 반문(反文)정서가 강해 문 전 대표의 방문을 말렸는데도 중앙당이 통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더민주가 정권교체를 하려면 깊게 파인 광주 민심의 골을 메워야 한다"면서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자꾸 전면에 나서면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더민주 차기당권과 관련한 김종인 대표의 '합의추대론'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오경환 전 광주방송 보도국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대표가 자꾸 '당을 살렸다'고 하는데, 구세주처럼 대하라는 것인지 헷갈린다"면서 "새누리당 체제에 반대해 더민주에 합류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일부 당내 의원들이 주장하는 합의추대론과 관련해서는 "더민주에 대한 기여도는 인정하지만 합의추대론은 과하다"면서 "이는 민주정당의 정체성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대표는 시의원들의 보이콧과 관련, "시간이 짧아 시의원들이 양해해 줬으면 했다"면서 "다음 기회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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