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돌아보기②/새누리당] 관리형 황우여, 인내형 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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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돌아보기②/새누리당] 관리형 황우여, 인내형 김무성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6.0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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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좋게 출발…세월호 위기도 넘긴 뒤 ´막판 추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왼쪽)와 황우여 새누리당 전 대표 ⓒ뉴시스

다양한 이슈를 몰고왔던 제19대 국회가 곧 막을 내린다. 지난 2012년 5월 30일 임기를 시작, 4년여 간 달려왔던 지난 19대 국회의 이모저모를 <시사오늘>이 살펴봤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를 화려하게 출발했다. 2011년 있었던 재보선 패배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들어간 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활약과 함께 단독으로 152석을 얻으며 과반을 넘어섰다.

새누리당은 박 비대위원장을 이은 신임 대표로 황우여 전 대표를 선출한다. 친이계 안경률 의원을 따돌린 황 대표는 당시까지만 해도 중립 성향으로 알려졌었으나, 이후 당 주류인 친박계에 합류한다. 그리고 약 1년 뒤,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되며 친박계는 사실상 새누리당의 지도부를 장악한다.

황 대표는 ‘관리형’대표로 평가됐다. 계파성향도 옅었고, 강경노선보다는 협상을 추구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황 대표를 선택한 배경에는 대(對) 야당 전선보다는 당내 수습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그 결과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의 전반기를 비교적 순항한다. 특히 자유선진당과의 통합,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등은 새누리당 세를 더욱 확장시켰다. 국정원 대선개입의혹사건 등 야당의 거센 공세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2013년엔 민주통합당 김한길 대표가 장외투쟁까지 벌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을 정도다.

새누리당의 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며 여론이 악화됐다.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황우여 체제는 최대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6‧4 지방선거는 새누리당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객관적 지표로는 무승부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세월호 참사의 여파 속에서도 경기‧인천 가져가고 영남을 싹쓸이하는 등 선전한 새누리당은 이후 더욱 기세를 올린다. 그리고 7월 재보선을 앞두고 새 선장을 선출한다.

그 다음으로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을 이끌게 된 인물은 비박계의 구심점격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였다. 비박계-친박계의 구도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김 전 대표는 서청원 의원을 누르고 당대표가 된다. 김 전 대표는 ‘관리형’이었던 황 전 대표와 달리, ‘무대(무성대장)’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카리스마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 대신 당내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인내형’ 대표가 된다.

대표적으로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사퇴 건이 꼽힌다. 앞서 친박계 이완구 의원에 이어 ‘짤박(짤린 친박)’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으며 새누리당 지도부는 비박계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청와대가 유 의원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친박계의 대대적 압박이 시작됐고, 이에 얼마간 유 의원의 방어막으로 버티던 김 전 대표는 결국 항복하며 유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수리한다.

그 외에도 ‘개헌 봇물’ 발언이나, 공천 룰 등에서도 김 전 대표는 후퇴와 인내를 거듭했다. 비박계의 볼멘 소리가 터져나올 정도였다.

김 전 대표의 인내는 19대 국회의 말미, 20대 총선 준비 과정에서 끝난다. 이한구 전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앉히는 등 친박계의 선거 주도를 사실상 ‘방치’하던 김 전 대표는, 공천 막판에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 대구 동구을을 비롯한 여섯 군데의 무공천 지역을 선포한 뒤 당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간다. 일명 ‘옥새 파동’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당초 김 전 대표가 제시한 여섯 군데에서 세 군데로 무소속 공천 지역을 줄이는 선에서 마무리 됐지만 김 전 대표의 강단을 보여줬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치른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한다. 과반에 실패하고 제 2당으로 전락했다.

19대 국회에서 당직을 지낸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19대 국회는 기세 좋게 시작해서 위기를 다 극복해 놓고 막판에 가서 넘어진 꼴"이라며 "황 전 대표와 친박계가 너무 과욕을 부린 탓에 김 전 대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이런 위기가 오고 말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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