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반짝 인기'…유행 희생량 된 '바나나' 시들,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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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짝 인기'…유행 희생량 된 '바나나' 시들, 사라지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07.2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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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지난 4월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롯데제과의 몽쉘통통 바나나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상반기 식품업계를 휘몰아친 ‘바나나 열풍’이 불과 3개월여 만에 사그라들고 있다. 바나나맛 파이에서 출발해 바나나맛 디저트, 아이스크림, 막걸리까지 속속 등장하면서 유행을 이끌었지만 결국 ‘반짝 인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이마트에 따르면 오리온 ‘초코파이 바나나맛’, 롯데제과 ‘몽쉘 바나나맛’ 등 바나나맛 파이 매출은 지난 4월 출시 첫 달인 3월 대비 140% 증가했지만 지난 5월에는 4월 대비 9.5% 감소했고 6월에는 5월 대비 5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시 첫 달인 3월 매출을 지수 100으로 잡았을 때 4월은 240, 5월은 217, 6월은 106으로, 바나나맛 파이의 인기는 4월에 치솟았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편의점에서도 바나나맛 파이 매출 신장률은 지난 4월에 가장 높았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바나맛 파이 매출 신장률은 지난 4월 전월 대비 385.9%로 치솟았다가 지난 5월 -5.4%, 지난 6월 -38.1%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 품귀 현상으로 한동안 대형마트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초코파이 바나나맛 제품을 최근에는 편의점, 소매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3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붙어 있는 초코파이 바나나맛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왼쪽)과 28일 서울 한 소매점에 진열된 초코파이 바나나맛 제품 모습. ⓒ시사오늘

결국 바나나맛 파이류는 출시된 지 한 달여 만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흐름을 탄 셈이다. 이같은 하락세는 바나나맛 제품의 상반기 인기와 비교해보면 더욱 대조적이다. 

가장 먼저 바나나맛 열풍의 불씨를 댕긴 제품은 오리온 초코파이 바나나맛이다. 지난 3월 7일 출시된 오리온 초코파이 바나나맛은 지난 4월 한달 간 2000만개가 팔려나갔다. 이에 힘입어 지난 4월 오리온 ‘초코파이정’ 매출액은 15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져 ‘제 2의 허니버터칩’ 현상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를 두고 마케팅 효과를 노린 꼼수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지만 오리온 측은 “부족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초코파이 바나나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후발주자로 나선 롯데제과 몽쉘 바나나맛은 지난 3월 10일 출시된 이후 한달 만에 1500만개가 판매됐다. 이는 전체 몽쉘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쳐 몽쉘시리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올랐다. 

주류업체인 국순당도 지난 4월 8일 바나나 퓨레와 바나나 향을 첨가한 바나나 막걸리 ‘쌀바나나’를 내놓고 바나나 열풍에 동참했다. 달달한 맛으로 젊은 세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7월 중순 국내 기준 총 250만병이 팔렸다. 매출액으로 따지면 소비자가 기준 약 50억원 정도다. 

이밖에 SPC그룹 삼립식품은 ‘리얼바나나’, ‘카페 스노우 빅슈에 바나나’, ‘바나나크림 크로와상’ 등 바나나 디저트를 속속 출시했으며, 커피전문점도 관련 음료와 빙수 등의 메뉴를 선보이면서 바나나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바나나 열풍은 관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롱런할 뒷심은 다소 부족했다는 비판도 있다. 미투(Me-Too) 상품이 범람하면서 신제품 유행은 쉽게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그 주기는 짧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SNS 등의 영향으로 신상품이 단숨에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인기가 쉽게 사그라져 오히려 장수 상품이 탄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에 없던 제품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바나나맛 파이류는 기존 초코맛이라는 대체 상품이 있기 때문에 입맛이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다시 오리지널 제품으로 되돌아간다면 하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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