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조선업]구조조정 속도…갈 곳 없는 노동자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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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조선업]구조조정 속도…갈 곳 없는 노동자들 '결국…'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8.29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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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개월간 한 달에 2명 꼴 '자살'…구조조정 위기감 증폭에 고통 '여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 조선소 내 근로자의 모습. ⓒ 뉴시스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최근 관련 종사자들의 자살 사건까지 크게 늘어나며 고통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4개월간 조선업계 근로자 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에 두 명 가까운 근로자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최근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짐에 따라 업계 종사자들의 자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지난 4월 전남 광양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에 다녔던 A(37)씨가 회사 부도로 인해 실직 후 삶을 비관하다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같은달 25일에는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내 해상작업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B(43)씨가 도크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 

5월에도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작업반장 C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조직개편에 따른 직무 재배치에 스트레스를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6월 26일에는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업체 물량팀장 D(36)씨가 거제시의 한 원룸에서 목을 맸다.

7월 11일에도 안타까운 사건은 이어졌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업체 용접사 E(42)씨가 선박 블록 안에서 목을 매 숨졌다.

이달 들어서도 2명의 근로자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11일 울산시 한 원룸 1층 화장실에서 대기업 협력업체 현장소장으로 일했던 F(44)씨가 목을 매 숨졌다. 22일 전북 전주시 한 공중화장실에서도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G(34)씨가 장애인용 손잡이에 목을 매 숨졌다.

업계는 이미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에만 1만5000여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은 데다 올해에도 대량 실직 사태가 예고되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아 조선업 밀집지역에서의 자살률 증가 등 사회 문제 역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조선업종 실직자가 5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온 데다 노사 갈등마저 격화되고 있어, 고용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근로자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6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국회에서 간신히 합의를 이룬 데 이어, 실직자를 지원하는 조선업 희망센터도 현재 울산, 거제 등의 지역에서 4개소가 운영되고 있어 급한 불은 끌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마저도 신속한 집행과 실효성에 있어서는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시행하는 조선업종 지원 정책들이 한 번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는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실직자들에게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조선업 실직 문제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황 자체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기업은 신속한 감축을 통해 파급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동시에 정부는 지원 정책들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 지원에 대한 실질적 도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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