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패한 권력과 무능한 보수 그리고 비전 없는 진보
[칼럼] 부패한 권력과 무능한 보수 그리고 비전 없는 진보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승인 2016.09.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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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제3지대론, 연대와 통합에 기반한 케케묵은 구도 전략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강상호 시사평론가)

전관예우와 스폰서 검사의 법조비리가 인구에 회자된 지 한두 해가 아니다. 법조비리는 몰라서 만연한 것이 아니라 알고도 개혁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작금에 이르러 현직 검사장과 현직 부장판사가 구속되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양심과 사회적 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 국민들에게 인식되어야 할 법조계가 온갖 비리로 얽혀 있고, 그 규모 또한 서민들의 상상을 초월하니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좌절할 수밖에 없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고 영국의 정치가 액튼 경(Lord Acton)은 일찍이 경고했는데, 이번 법조계 파문이 소위 잘 나가는 법조인들이 연루되었다는 점에서 액튼 경(Lord Acton)의 또 다른 지적이 떠오른다. 액튼 경(Lord Acton)은 크게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지적했는데, ‘큰 업적을 남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나쁜 사람들이다(Great men are almost always bad man)’라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은 견제 받아야하고, 경쟁은 엄격한 룰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법조비리와 관련하여 양승태 대법원장과 김수남 검찰총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내부 개혁을 약속했지만, 국민들은 관행이 되어버린 법조비리를 더 이상 법조계 자체 정화에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법원과 검찰의 문제뿐만 아니라 대형 로펌을 포함한 전 법조계의 비리를 구조적인 차원에서 조사하고 문화적인 측면에서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제에 야당이 추진 중인 공수처의 신설과 특검제의 보완 그리고 검찰권의 제한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법조비리는 단순히 법조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어찌 보면 법조계의 부패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황금만능주의와 과도한 소비문화 그리고 자본 귀족 문화에 기반하고 있다. 명예와 정당한 권위보다는 돈이 더 대우받는 사회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최근 문제 되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이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그리고 나형욱 전 정책기획관의 의식 수준이 병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부패가 보수를 무능하게 만든다. 부패로 보수는 분열되고 있다. 부패는 시장만능주의에서 나온다. 시장경제가 개선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보수세력이 재집권하기 어렵다. 박근혜 정권을 창출하는데 기여했던 보수세력 중 일부가 현 정권을 비난하며 대안세력을 찾는 이유이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에 이슈 파이팅을 하는 후보가 없다. 명망가와 선거 공학만을 생각하면 새누리당의 미래는 없다. 반기문, 김무성, 오세훈, 유승민 등 그 어떤 잠재 후보에게서도 혁신에 대한 절박함과 열정을 발견할 수 없다.

이번 학기 정치대학원 강의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과제를 주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패배했지만 새로운 미국을 약속한 버니 샌더스 후보의 선거 공약과 정책을 분석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버니 샌더스 후보는 리버티 대학 연설에서 미국 시장경제에서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지적했는데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필자의 견해로는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정치 민주주의의 지평을 제시했다면, 버니 샌더스 후보는 경제 민주주의의 새 지평을 역설했다고 느껴진다. 오랜 무소속으로 당내 기반이 없었던 버니 샌더스가 힐러리 클린턴과 끝까지 경합을 벌릴 수 있었던 저력은 그가 제시한 미래 비전과 무관하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론이 나온다. 이념적으로 극우와 극좌를 탈피해서 중도지역에서 세를 결집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연대와 통합 전략에 기반한 케케묵은 구도 전략에 불과하다. 비전을 공유한 제3지대가 아니라 이념적 중도와 지역에 기반한 제3지대를 지향할 경우, 야권은 정권교체로 기우는 민심에도 불구하고 오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들은 연대와 신당 창당을 통한 상황 극복을 전형적인 구태로 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제인 대세론이 나오고, 손학규 정치 복귀설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그 누구도 표의 확장성을 이끌어 낼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커리어로 보면 주연급인데, 정치력으로 보면 조연급 수준이다. 그들에게서 현 상황에 대한 처방과 새로운 비전 그리고 처절한 열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은 들어오는데 어떤 배를 띠워야 할지 국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국민 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현)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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