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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호, "現 국가시스템, 중간관리 단계서 예산누수 심각"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86)>국민의당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
"국가시스템 제대로 바꾸면 예산 20~30% 절감 가능…공공부문 개혁 필요"
2016년 09월 30일 (금) 윤종희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지난 4·13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으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 있다. 인천 부평갑 문병호 후보가 불과 23표 차이로 패배한 것이다. 당시 선거에서 38석을 얻은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선 2명만 당선됐다. 안철수·김성식 후보가 각각 서울 노원병과 서울 관악갑에서 승리했을 뿐이다. 여기에 문병호 후보까지 당선됐다면 수도권 3각 편대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피를 말리는 개표방송 결말은 문병호 후보의 패배였다. 문 후보는 패배했지만 곧이어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아 당 지도부로 활약하고 있다. 이런 문 본부장은 지난 27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 강연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새판짜기 필요성과 내용’이라는 주제로 경쾌한 발언을 이어갔다.

   
▲ 국민의당 문병호 전략홍보위원장은 현재 대한민국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강하게 지적하며, 이를 개혁하면 예산 20~30%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오늘

문 본부장은 강연 모두에서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하나님이 새로운 기회를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린 그는 자신이 국회에 입성한 계기가 된 지난 2004년 17대 총선 얘기를 꺼냈다.

“나는 전남 영암 출신으로 사법고시 합격 후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판·검사 임명장 받을 수 없다는 뜻에서 당시 노동문제와 관련해 유명했던 인천 부평구에서 노무·인권 전문변호사로 개업, 15년간 활동했다. 그런데 변호사는 사후 처리 위주로 일을 하는 것이어서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사전에 미리 예방하고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때마침 열린우리당이 국민경선 공천을 하겠다고 해서 지원했다. 나는 15년간 지역에서 변호사 활동을 한 덕분에 공천을 받을 수 있었고 당선됐다. 그런데 그 때 국민경선 공천이 없었다면 아무런 인맥도 없었던 나는 요즘 말로 ‘컷오프’됐을 것이다.”

“지금은 고시권력이 선출권력보다 더 세…이제는 바뀌어야”

이처럼 국민경선 공천제를 강조한 그는 대한민국 국회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역할이라는 게 ‘관료들이 차린 밥상에서 반찬 투정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권한이 없다. 중요한 핵심적 권한은 관료나 공무원들에게 있다. 그러니까 밥상을 차리는 건 관료들이 하고 있다.”

“국회와 관련해서 국민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법률 만들기’ ‘예산권’ ‘감사’ 세 가지다. 그런데 법률안 제출권은 정부에게도 있다. 미국의 경우는 정부에게 법률안 제출권이 없다. 미국 정부가 법률이 필요하면 의회에 사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요한 법안은 정부가 내놓는 실정이고, 국회의원은 정부가 내놓은 법안을 심사하는 수준이다.”

“예산편성권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선 의회가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부가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편성한 300~400조 예산 중 1조 정도만 국회가 다룬다. 400조 곡간에 대한 권한을 재경부 관리들이 가지고 있고, 국민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은 관료를 찾아가서 사정한다. 그러나 관료가 국민 대표자인 국회의원들을 찾아오는 게 맞다. 선진국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

“감사권과 관련해선, 그나마 국회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회 국정감사는 말잔치에 불과하다. 국감 뒤에 보고서를 쓰는데 1년 뒤에나 채택된다. 결국 국회 국정감사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정부 소속인 감사원의 감사는 바로 처리된다. 그렇게 힘이 있으니까 공무원들이 국회 국정감사보다 감사원 감사에 더 신경을 쓴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은 선출권력보다 고시권력이 더 세다”며 “이제부터는 선출직이 중심에 서야한다”고 말했다.

문 본부장은 국회의원들의 본회의장 출석률이 낮은 것에 대한 이유도 설명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본 회의장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 본회의장에서 정부 관료들을 불러놓고 여러 얘기를 한다. 그런데 개별 국회의원들로서는 그 이야기들 가운데 자신의 관심분야는 2%밖에 안 된다. 상임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30명이 돌아가면서 얘기하는 데 발언시간은 7~10분이다. 그리고 2시간 후에 5분 정도 발언할 수 있다. 게다가 토론 안건도 여러 가지다. 상황이 이런데 제대로 토론이 되겠는가? 그러니 오래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회의는 5~7인이 해야 하고 주제도 하나로 좁혀야 한다. 이렇게 해야 국회의원들도 제대로 공부한다.”

“선거구제도 개혁해야”

그는 이날 국회의원들이 시의원·구의원이 하는 일을 하는 현실과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선거구제 개편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 국민의당 문병호 전략홍보위원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이 지난 10년 간 80조 소요됐지만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시스템 개혁을 주장했다. ⓒ시사오늘

“부평갑 지역구 전체적 관점에서 인천항만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인청항만 발전을 위해 2000억 예산을 끌어왔는데 표를 얻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된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 10억 짜리 도로를 놔주면 표가 나온다. 지금 국회의원이 구의원, 시의원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국회의원인지 구의원인지 구별이 안 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 현행 선거구제를 바꿔야 한다. 지금은 인천에 지역구가 13개인데 이를 인천을 한 지역구로 해서 국회의원 13명을 뽑는 방식으로 바꾸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면 국회의원들은 동네 차원이 아닌 인천 전체의 이익을 위해 경쟁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인천항만을 위한 2000억 예산을 얻으려고 서로 경쟁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선거구제 하에서는 동네 발전 차원으로 접근하게 된다.”

그는 “지금은 국민의 뜻이 정당 의석수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된다. 총선에서 사표가 50%나 된다. 정당지지율이 30%에 불과하지만 의석수는 40%를 가져간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얻은 정당 지지율을 그대로 의석수에 적용하면 80석이 돼야하지만 실제는 38석이다. 선거구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본부장은 국가시스템 개편을 통해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국가시스템이 제대로 바뀌면 예산의 20~30% 절감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내가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17대 때인 2006년에 ‘저출산 TF’가 시작됐다. 이후 10년 동안 80조 원이 투입됐다. 그런데 해결이 됐는가? 소년원 운영비가 1인당 2백만 원 꼴이라고 한다. 그런데 1인당 200만 원을 주면 청소년들이 죄를 저지를까? 차라리 돈을 주면 청소년 범죄가 줄어들지 않을까? 현재 복지 시스템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질문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복지 시스템은 중간에 관리 운영 과정에서 그 예산을 다 먹어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는 그러면서 ‘안철수 현상’과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에 대해 말했다.

“안철수 현상이 나온 것은 그냥 안철수가 좋아서가 아니라 앞에서 말한 비효율 시스템을 한 번 바꿔 보자는 것이다. 미국의 ‘샌더스 현상’이나 ‘트럼프 현상’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나라도 그런 단계에 왔다. 국가 전체가 새로 바뀌어야 한다. 내년에 대통령이 될 사람은 시대정신을 제대로 쥔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격차해소와 남북관계 해결이라고 본다. 격차해소를 위해선 공공부문을 먼저 개혁해야 한다. 공무원 연금도 좀 더 개혁돼야 한다.”

“국회의원은 정당의 정강을 최일선에서 실천하는 사람”

그는 정당 개혁과 관련해선 “정당이 발전해야 한다. 지금 중앙당은 대통령 하수인, 시당은 시장 하수인, 지구당은 국회의원 하수인처럼 비치는 데 이래서는 안 된다. 정당은 꾸준하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하며 국회의원은 정당의 정강을 최일선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국회의원이 자신이 속한 당의 정강과 다른 길을 걸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 연봉과 관련, “국민 중위 임금의 2배정도로 하거나 최저임금의 6배 정도로 하는 입법 제안이 나왔지만 아직 통과가 안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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