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논란]'자가당착' 삼성전자, 3가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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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 논란]'자가당착' 삼성전자, 3가지 의혹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0.1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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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자체 결함이어도 아니어도 '총체적 난국'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갤럭시노트7 교환품 폭발 논란과 관련, 삼성전자가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진 모양새다. 국내 국가기술표준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 관련 기관들의 조사 결과 발표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간에, 앞뒤가 맞지 않는 3가지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발화 원인에 대한 부분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량 신제품 교환 방침을 공개하면서 "(갤럭시노트7 폭발) 원인 분석 결과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확인됐다"며 배터리 결함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리콜 사태 이후에도 일부 교환품에서 폭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설명은 사실상 무색해 졌다. 삼성전자 측의 말대로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라면 배터리가 교체된 교환품에서는 폭발이 발생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만약 앞서 거론한 관련 기관들이 갤럭시노트7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면,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거나, 자체 조사·검수작업 관리에 있어 중대한 허점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된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산업부, 삼성전자, 민간전문가가 참석한 갤럭시노트7 사고조사 합동회의 결과 새로운 제품 결함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사고 원인 분석을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놓고 관계당국과 기관들이 조사에 들어갔다. 기존 삼성전자(부회장 이재용)의 입장대로 배터리 문제일지, 아니면 설계 결함 등 제품 자체의 문제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삼성전자

아울러, 삼성SDI 과실 유무와 관련해서도 의혹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리콜과 함께 삼성SDI에서 생산된 배터리 공급을 중단하고, 갤럭시노트7 교환품 대부분에 중국 ATL 배터리를 사용했다. 문제가 된 배터리 공급 업체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삼성SDI 배터리에 결함이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교환품에서 여전히 발화가 발생한 사실은, 삼성전자가 제품 정밀 분석 과정에서 오판을 했거나, 제품 자체 결함을 인지하고도 삼성SDI를 희생양으로 삼으려했다는 방증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어느 쪽이든 기술적·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중국 ATL 배터리 결함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도 삼성전자의 책임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리콜을 하기에 앞서 충분한 안전성 검사와 검수작업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급하게 사태를 무마하려다 화를 더 키운 꼴이다.

이와 관련,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7노트의 신속한 공급은 삼성의 최대 강점인 스피드를 강화한 것이나, 협력사들의 기초체력과 스피드를 동반해서 키우지 않고 너무 독주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 한 국내 소비자가 갤럭시노트7 교환품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며 온라인상에 의혹을 제기한 사진. 리콜 조치 전 폭발한 갤럭시노트7과 동일한 부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소비자는 교환품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케이스 사진(오른쪽)도 게시했다. 당시 삼성전자(부회장 이재용) 측은 이에 대해 외부 충격에 의한 발화라는 결론을 내렸다 ⓒ 시사오늘

또한, 삼성전자가 원인 규명이 아니라 사태를 덮기에 급급했다는 말도 나온다. 소비자들의 안전 대신 전사적 차원에서 회사의 안위를 고려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한 갤럭시노트7 발화 피해자에게 "문제가 되면 내가 최대한 시간을 끌 수 있는 사안이다. 그게 아니라면 계속 그(피해자)가 협박하도록 둘 수도 있다"는 문자를 잘못 발송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상부에 보낼 문자를 실수로 피해자에게 보낸 것이다.

갤럭시노트7 기기 자체 결함 여부를 떠나서 기업 이미지와 제품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노트7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한다는 공식 입장과 함께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 같이 결정했다.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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