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인사,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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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인사, 이게 최선입니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1.0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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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정성 없는 정치공학…더 큰 반발 부른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 중 눈물을 훔치는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총리직 수락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뉴시스

박근혜 정부가 개각을 단행했다. 자발적인 변화는 아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자 등 떠밀리듯 이뤄진 인사(人事)다. 국무총리부터 비서실장까지 대대적인 교체가 있었고, 세간을 들썩이게 했던 우병우 정무수석도 내려왔다.

그런데 여론은 오히려 더욱 들끓기 시작했고, 정치권도 일제히 성토에 나섰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본질적인 부분은 한 가지다.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일 자신의 SNS에 “여전히 반성과 진심 없는 정치공학만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직만 봐도 그렇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참여정부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동교동계를 대표했던 인사다. 각각 노무현‧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상징할 만하다.

정치공학적으로는 괜찮은 판단 같아 보인다. 정권 내내 문제됐던 회전문인사를 넘어서, 범 야권의 인사들을 발탁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다. 위기만 넘기고 보자는 청와대의 작전은 지나칠 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우선 거국내각이 거론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추천했던 인사들 중 하나인 김병준 후보자를 국무총리로 앉히며 ‘선수’를 쳤다. 거국내각 요구에 대한 일종의 거절 의사 표명이다.

이어 동교동계에서 지난 대선을 통해 자신을 지지했던 한광옥 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영입했다. 크게 보면 결국은 박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만약 최순실 게이트와 별개로, 대통령과 청와대가 ‘진정성 있는’개각을 단행하고 싶었다면 이런 식의 ‘버티기’를 해선 안됐다. 오히려 그동안 박근혜 정부에서 소외되고, 거침없는 비판을 가해왔던 사람을 찾아야 했다. 야권이 어렵다면 여권 내 민주계 인사를, 거절을 당하더라도 손을 내미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본다.

이렇게 '무늬뿐인' 참여정부, 국민의정부 인사는 오히려 국민들로 하여금 우롱당하는 기분만 들게 할 수도 있다. 이미 일각에선 총리직을 받아들인 김병준 후보자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한광옥 위원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릴 정도다.

여권 정계의 한 원로 인사는 3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탄핵이나 하야는 너무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거국내각 구성이 그나마 좋은 대처라고 본다”며 “더 이상의 버티기는 국민의 분노와 국정 혼란만 가중할 뿐”이라고 전했다.

탄핵이나 하야 이후의 혼란이 걱정될 만큼, 공분(公憤)은 이미 임계점을 돌파했다. 아직까지 현 상황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정치공학 계산기만 두드리는 것은 청와대 뿐인 것 같다. 한 때 유행했던 드라마의 명대사를 빌어 묻고 싶다. 이게 최선입니까.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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