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새누리]원희룡-남경필 새지도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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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새누리]원희룡-남경필 새지도자, ‘부각’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1.16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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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 자유로운 소장파 해결론 부상
1970년 신민당 YS·DJ 40대 기수론 재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새누리당이 내홍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역할이 주목된다. 일각에선 신민당 시절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처럼, ‘세대교체론’을 통해 당을 일신(一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뉴시스

새누리당이 내홍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역할이 주목된다. 일각에선 신민당 시절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처럼, ‘세대교체론’을 통해 당을 일신(一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969년 제1야당이었던 신민당은 박정희 정권의 3선개헌을 막지 못하며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그 와중에 유진오 당시 총재가 뇌졸증으로 쓰러져 1970년 급히 임시 전당대회를 연다. 그 상황에서 신민당은 유진산 수석부총재가 새 대표로 선출되는데, 박정희 정권의 정치공작이 있었다는 의혹과 함께 소위 ‘사쿠라’논란이 일어나며 신민당은 나락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그러나 이어진 대통령 후보지명대회에서 YS는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서며 당 쇄신을 시도했다. 김상현의 조언에 힘입은 DJ와 이철승이 잇따라 뛰어들며 이들은 당의 주류로 도약했다. 신민당은 이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뭉치며 관제야당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세몰이를 이어갈 수 있었다.

현 새누리당의 상황은 당시 신민당보다도 더 좋지 않다. 지나치게 청와대와 밀착된 행보로 ‘여의도 비서실’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다. 친박계는 당을 장악했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추락과 함께 힘을 잃었다. 이정현 대표와 지도부는 퇴진요구를 받고 있고 사실상 분당(分黨)에 가까운 대 혼란이다.

분위기 전환과 수습을 위해 출범한 것이 비상시국위원회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 다선 의원들과 대권주자급 인사들로 구성됐다. 남 지사와 원 지사도 시국위에 참여 중이다. 일각에선 두 사람이 YS‧DJ의 역할을 맡을 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도 남 지사는 1965년생, 원 지사는 1964년생으로 각각 만 51세, 만 52세에 불과하다.

새누리당에서도 남 지사와 원 지사는 한나라당 시절부터 정병국 의원과 함께 당내 ‘원조소장파 남‧원‧정’ 이라고 불렸다. 그간 이들은 정치적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당의 비주류에 머물렀다. 5선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아버지(남평우 의원)의 후광에 가려 있었던 남 지사와, 대선 경선에도 나섰던 원 지사지만 당내의 지분은 적었다. 둘 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중진차출론’에 떠밀리듯 지자체장에 나섰다. 당선은 됐지만, 애초에 두 사람이 구상했던 바는 아니었다. 두 사람이 가진 ‘콘텐츠’에 비해 홀대받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당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사실상 믿을 구석이 사라졌다. 시국위의 면면을 보면 쇄신을 이끌만한 인물이 없다. 김 전 대표는 이미 당 대표로서 2년 임기를 거의 채우고도 번번이 친박계 주류에 후퇴하는 모습만 보였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총선에서 각자가 원하는 지역구에 나서고도 패하며 상처를 입었다. 정병국‧나경원 의원 등 다른 위원 들은 19대부터 원내에 있었던 바,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외에서 분투 중이던 남‧원만 남은 상황이다.

또한 두 사람은 차세대 정치 리더십으로 지목되는 ‘연정과 협치’를 강조해온 인사다. 야권 정계의 한 원로 인사는 지난 1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다음 리더에게 필수적인 덕목은 조화의 리더십, 연정과 협치”라며 “그런 측면에서 남 지사와 원 지사는 아주 중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기 출신, 제주 출신이라는 지역적 자유로움도 호재다. 노골적인 볼멘소리를 내는 PK(부산·경남)를 필두로 10년간 이어진 TK(대구·경북) 정권에 대한 염증은 새누리 당내에 이미 퍼져 있다. 남·원은 TK패권론에 거부감을 가진 이들의 지지를 끌어모을 수도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1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금 새누리당의 상황이 1970년 신민당과 비슷하다”며 “YS‧DJ가 40대 기수론을 이끈 것처럼, 남‧원이 50대 기수론을 내세워 새 지도자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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