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기업 지주사 전환 '불편한 진실'… 증권업계,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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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 지주사 전환 '불편한 진실'… 증권업계, 엇갈린 평가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6.11.23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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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크라운제과에 이어 오리온과 매일유업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이 기업경영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 법안의 통과가 가시화된 시점인 만큼 과세혜택을 노린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오리온·매일유업 CI

크라운제과에 이어 오리온과 매일유업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이 기업경영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 법안의 통과가 가시화된 시점인 만큼 과세혜택을 노린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우선 증권업계서는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어느정도 반기는 분위기다. 액면분할을 통해 유동성 할인이 축소되고, 경영 의사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등 주가를 견인할 만한 요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오리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3만원을, 매일유업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2000원을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2일 오리온에서는 2017년 6월 제과사업체(신설회사)와 투자사업체(존속회사)로 인적분할되는 안이 통과됐다. 존속회사인 ‘오리온홀딩스(가칭)’와 신설회사인 ‘오리온’의 분할 비율은 34.2%대 65.8%다.

지주회사인 오리온홀딩스는 17개의 비제과사 지분과 스포츠토토 합병으로 보유하게 된 토지 등 유형자산을 가져가게 되며, 사업회사인 오리온은 15개의 해외 제과사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오리온 측이 밝힌 분할 목적은 부문별 수익성 향상을 위한 책임경영체제의 확립, 신속·유연한 의사결정 체계 확립, 지주사를 통한 신규사업 검토 등이다.

같은 날 투자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액면분할도 결의했다. 이를 통해 오리온은 유통 주식 수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으며, 주당 가액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됐다. 액면분할등기일은 2017년 6월5일이다.

증권업계서는 이 2건의 이사회 결정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현재의 사업성을 고려할 때 지주사로의 자산 배분과 분할 비율이 다소 과하지만 △액면분할을 통한 유동성 할인의 축소 △지주사 체제 마련을 통한 배당 증가 확률 증대 △사업 불확실성이 존재했던 PB 식품사업이 지주사로 이관된다는 점에서 주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과업의 잉여현금흐름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를 신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체제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사 체제가 마련된다면 사업간 분리 경영이 가능하고 불필요한 기업가치 할인 요소가 제거될 뿐더러 구조조정의 용이성, 투자 및 경영전략 실현의 신속성 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매일유업 역시 전날(22일) 2017년 5월 유가공사업체(신설회사)와 투자사업체(존속회사)로 인적분할되는 안이 이사회서 통과됐다. 존속회사인 ‘매일유업홀딩스(가칭)’와 신설회사인 매일유업의 분할 비율은 47.3%대 52.7%다.

지주회사인 매일유업홀딩스는 15개의 자회사 지분 모두와 319억원에 달하는 투자부동산 등을 배분 받게 된다. 분할 목적은 유가공사업과 비유가공사업을 지주회사의 형제 자회사 형태로 분리해 사업 집중도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신규사업을 지주사에서 주도해 유가공사업과의 분리 평가하고, 부진사업의 정리를 포함해 구조조정도 용이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다.

이 연구원은 “그간 제로투세븐 등 자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유가공사업의 가치가 부각되지 못해왔던 만큼 이번 지주사로의 체제 전환은 정성적인 가치 평가 부문에서 긍정적인 이벤트다”며 “다만 당장은 영업현금흐름이 약한 지주사로 투자부동산 등이 이전됨에 따라 현재의 사업성에 비해서는 지주사 주식을 많이 배분 받게 된다는 점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적자사업인 의류사업을 분리한다는 점, 배당 증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 등에서 매일유업의 실적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따라서 이번 지주사 전환은 매일유업 주가를 상승시킬 만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경제민주화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지주회사 전환결정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발의된 법인세법 및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중 자기주식에 대한 분할 신주 배정 시 양도차익에 과세하도록 돼 있다"며 "이들 기업은 선제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시행함으로써 자기주식을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오리온과 매일유업의 자기주식은 각각 12.1%와 9.9% 수준이다.

박영선·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역시 지주사 전환을 가속화했다는 해석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시 매일유업의 경우 진암사회복지재단이 보유한 매일유업 지분 9.9%를 경영권 승계나 우호지분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른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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