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수익성 제고에 나서겠다던 대한항공이 긴축 경영보다는 등기이사 임원들의 보수를 늘리는 데만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까지 4명의 등기이사에 총 34억70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은 8억675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명의 등기이사에게 33억60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한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등기이사 인원이 1명 줄어들었음에도 보수 총액을 오히려 늘렸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조양호 회장, 조원태 총괄 부사장을 비롯한 4명의 등기이사들은 1인당 평균 8억6750만 원을 챙길 수 있었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2억 원(29.1%)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에 반해 직원들의 임금은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올해 3분기까지의 평균 급여액은 5154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81만 원과 비교해 373만 원(7.8%)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2분기 안전운항과 영업이익을 달성함에 따라 모든 임직원에게 지급한 경영성과급(월 보수의 100%)이 반영된 결과다. 경영성과급을 제외하면 거의 변동이 없는 수준인 것이다.
반면 등기이사들의 평균 보수액의 상승률이 29.1%인 만큼 경영성과급으로 인한 상승치를 직원들의 보수와 같은 7.8%로 보더라도 20% 이상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갑다. 지난해 4000억의 순손실을 내다가 올해 3분기까지 850억 원의 흑자를 내는 등 상황이 나아지니 바로 경영진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종사 노조와의 임금협상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영진이 자신들의 임금은 주저없이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방만한 경영 태도로 볼 수 밖에 없다"며 "경영자가 내부 직원들과의 상생 의지가 부족한 점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구소도 임원보수 공시 현황 분석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 한진, 한진칼로부터 64억 원의 고액 보수를 챙긴 바 있으며, 대한항공만 놓고 볼 경우 보수가 27억 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인 6300만 원의 42.7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집단 지배주주 일가인 임원들의 보수는 전문경영인들에 비해서도 평균적으로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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