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명암]실적 상승 vs. 노사갈등·채용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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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명암]실적 상승 vs. 노사갈등·채용비리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12.21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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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한국지엠이 올 한해 실적 상승세를 누리고 있음에도 연이은 노사 갈등, 비리 등이 불거지며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실정이다. 사진은 제임스김 한국지엠 사장의 모습. ⓒ 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올 한해 실적 상승세를 누리며 업계 3위 수성은 물론 내수 점유율 10% 달성까지 목전에 두었지만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실정이다. 임팔라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말리부 흥행 등 주력 모델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노사 갈등, 비리 등이 얼룩지며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 1월 제임스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공격적인 영업 전략과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확대를 이루고 있지만 줄곧 노사간 문제를 겪으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한국지엠은 지난 3월 임팔라의 국내 생산 여부를 두고 노사 갈등을 겪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임팔라는 전량 북미 공장에서 들여오는 데, 사측이 내수 1만 대 판매 달성 시 국내 생산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노조 측에서는 임팔라 생산을 통한 일감 확보와 고용 안정 등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제임스 김 사장이 부임한 이후 한국지엠은 3만 대 이상 판매 시 국내 생산을 검토하겠다고 말을 바꿨고, 4월 초 진행된 임팔라 국내 생산을 위한 사업 타당성 검토에서마저 불가 방침이 떨어졌다.

사측은 수입차라는 프리미엄 가치를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수입 판매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임팔라는 6개월 사이 1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선전했지만 결국 국내 생산은 물거품이 되며 그 빛이 바랬다. 결국 임팔라 국내 생산은 '희망고문'으로 끝난 것이다.

한국지엠은 공교롭게도 말리부 출시 직후인 지난 6월에도 노조 내에서 자행돼왔던 '채용장사' 논란이 불거지며 한바탕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 한국지엠 생산직 근로자들과 전·현직 노조 대의원 등이 1차 협력업체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는 '발탁채용'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지엠은 해당 논란을 일부 직원의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말리부의 흥행 호재 속에서 향후 불법행위나 관행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할 뜻을 밝히며 부정적 이슈 확산을 경계, 거리를 둔 셈이다.

다만 검찰이 최근까지 채용 비리에 연루된 한국지엠 노사 관계자 13명을 적발한데다, 경영진에도 채용비리 관련 뒷돈이 흘러들어갔는지 수사한다는 방침이라 긴장감은 여전한 분위기다. 여기에 노조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새어나오는 등 갈등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수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에 해고 통보를 내린 사실까지 알려지며 화를 자초했다.

사내하청업체 4곳의 도급계약 종료를 이유로 369명의 근로자를 해고할 방침을 세웠는데, 유독 해당 업체들에 금속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보복성 해고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또 한국지엠은 용역업체를 동원, 해고 위기에 놓인 근로자들의 시위를 방해하는 등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여론마저 우호적이지 못한 상태다.

결국 업계는 한국지엠이 올 한해 제임스김 사장 부임 이후 실적, 판매량에만 치중하다보니 정작 내부 관리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적이 견실해질수록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 고용 승계 등의 개선이 이뤄져야하는데 정작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는 반응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한국지엠은 지엠의 경영 간섭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노사 분규,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능동적인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실적이 아무리 좋게 나오고 있는 분위기라 해도 이러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게 되면 실적 상승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고 내년 경영 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노사 관계에 있어서는 CEO의 역할도 중요한 데, 제임스 김 사장의 경우에는 전임 호샤 사장에 비해 한국지엠의 실정에 어둡다고 볼 수 있다"며 "한국기업의 경영 문화나 노사 관계 등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간단하지는 않지만 경영진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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