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CEO 결산⑤]GS건설 임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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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건설사 CEO 결산⑤]GS건설 임병용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2.2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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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탈출에는 성공…호실적에도 웃을 수 없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우리나라 건설업계에 있어 2016년은 수난의 한해였다. 해외수주고는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국내 분양시장 역시 점차 위축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부는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예산을 2년 연속 삭감했다. 내년 전망도 암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가운데 각 건설사 CEO들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위기에 대처했고, 서로 다른 결과물을 얻으면서 희비가 엇갈린 눈치다. <시사오늘>이 국내 상위 5대 상장 건설사 CEO들의 올 한해 행보를 짚어봤다.

GS건설 임병용, 주택건축사업 '집중'…실적개선·재무개선 '성공'
무뎌진 재건축·재개발 동력, 모그룹 의존 증가…재연임 '2% 부족'

▲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는 2016년 좋은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마음 놓고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통 건설맨이 아닌 '재무통' 인사의 애환일까 ⓒ 뉴시스

임병용 대표이사가 이끄는 GS건설(지에스건설)의 2016년 실적은 호성적을 이뤘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 수주고 축소와 해외사업 부문 적자 확대로 임 대표의 평가에 명암이 교차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1~3분기 누적매출액 7조9201억 원, 영업이익 901억6093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244억 원, 영업이익은 210억9509만 원 늘어난 수치다. 이는 임 대표이사가 연초부터 주택건축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임 대표이사는 리스크가 높은 해외 프로젝트를 줄이고,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에 올인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분양 사업성이 좋은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며 "과잉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입지가 좋은 수도권 일대는 여전히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GS건설은 올해 총 28개 프로젝트 2만6000여 가구에 이르는 물량을 공급하면서 주택건축사업에 전력을 기울였다.

GS건설은 2016년 1~3분기 건축 부문에서만 누적매출 3조3916억 원, 영업이익 4882억5900만 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인프라 부문과 플랜트 부문에서 각각 77억900만 원, 3517억7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본 점을 감안하면, GS건설의 올해 전체 실적을 주택건축사업이 견인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임 대표이사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또한 GS건설은 올해 실적 상승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에도 성공했다.

여기에는 업계에서 '재무통'으로 손꼽히는 임 대표이사의 역량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로 지내다 1991년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 합류하면서 재계에 발을 디딘 그는 이후 LG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GS그룹 경영지원팀장·사장 등 기업 재무 관련 요직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임 대표이사는 GS건설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서울역 역전 타워, 롯데마트 송파점, 파르타스 호텔 등을 매각해 약 1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했고, 2014년에는 55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취약했던 GS건설의 재무구조는 임 대표이사의 등판 이후 획기적으로 변화했고, 올해부터는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 서울 종로 GS건설(지에스건설) 본사. 임병룡 GS건설 대표이사의 내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뉴시스

하지만 뛰어난 '재무통' 임병용 대표이사는 '비(非)건설맨'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눈치다.

GS건설은 2015년 총 27곳에 이르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따내 수주금액 8조180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불과 2조4000억 원대 수주고에 그치면서, 3조3000억 원대 실적을 올린 대림산업에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이다.

지난해보다 경기침체가 심해지면서 건설사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됐음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초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임 대표이사의 체면을 구긴 성적표라는 평가다.

해외사업 부문 적자가 올해 들어 더욱 확대됐다는 점도 그에게 악재다. GS건설은 2016년 1~3분기 인프라 부문과 플랜트 부문에서 각각 77억900만 원, 3517억7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인프라 부문은 적자전환했고, 플랜트 부문은 손실 규모가 5배 가까이 커졌다.

반면, 모그룹 의존도는 높아졌다. 22일 공시에 따르면 임 대표이사가 사령탑에 오른 이후 GS건설의 '계열회사 간 상품·용역거래'를 통한 매출은 2013년 3412억 원, 2014년 5733억 원, 2015년 8207억 원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에도 지난해보다 다소 줄거나, 비슷한 수준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통 건설맨이 아닌 '재무통'의 한계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임 대표이사가 재연임을 이루지 못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전무가 GS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게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싣는다.

2016년 좋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웃을 수 없었던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다가오는 2017년에는 미소 지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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