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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의 까칠뉴스]전범기 연상 문양에 왜 무감각일까요?
외국계 기업은 물론 국내 업체에 이어 방송까지…'한심'과 '분노'
2017년 01월 21일 (토) 김인수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제보자가 보내온 사진. ⓒ제보자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디자인된 욱일기(전범기) 디자인 제보합니다. 전남대학교 상대 술집 OK포차 이구요 걸개그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OK포차 프랜차이즈 전체가 이런 광고를 하는건지 이 지점만 이런 광고를 하는건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제보드립니다.”

지난 15일 <시사오늘> 이메일로 들어온 제보 내용입니다.

제보자는 제보 내용과 함께 사진도 보내왔는데요. 사진을 살펴보니 주먹을 쥔 상태에서 검지손가락을 앞으로 뻗은 주먹 쥔 손을 중심으로 해서 사선으로 뻗어나가는 걸개그림이 보였습니다. 마치 일본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그림이었습니다.

제보를 받고 OK포차가 어떤 곳인지 OK포차 홈페이지와 각종 블로그를 살펴보니, 안주 3900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곳이더군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착한기업이죠.

   
▲ SBS CNBC에서 지난해 8월 27일 <식객남녀 잘먹었습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화면. ⓒSBS CNBC 화면

그래서 좀 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케이블방송 SBS CNBC에서 OK포차를 방송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SBS CNBC에서 지난해 8월 27일 <식객남녀 잘먹었습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송됐더군요. 해당 프로그램은 김정민, 현영이 리포터로 활동하며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맛집 체험정보를 전하는 먹방 버라이어티입니다.

좀 더 내용을 봤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랐습니다. 비록 케이블방송이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방송에서 제보자가 보낸 그림이 보였습니다.

방송은 리포터 김정민의 뒤 배경이 제보자가 보낸 그림처럼 검지손가락을 앞으로 뻗으며 주먹 쥔 손을 중심으로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빨간색 사선으로 뻗어나가는 그림으로 돼 있더군요.

SBS CNBC에서는 하필이면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문양 앞에서 촬영을 했을까요? 모르고 그랬을까요? 아니면 OK포차의 상징이기 때문에 점주가 요청해서 그랬을까요? 검증도 없이 이런 방송을 내 보내다니….

SBS CNBC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SBS는 지난해 10월 6일 방송에서도 전범기 방송사고를 낸 적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인터넷 검색을 하다 한 누리꾼이 인터넷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 베스트에 올린 글을 보고 알았습니다.

이 누리꾼은 글에서 “북한이야기 나오다가 미국 하늘에 욱일기가 떠 있는데, 황당하고 어처구니없고 울분이 차올라서…처음에는 헛것을 잘못 본 줄 알았어요. 그동안 공중파 뉴스에서 로고 잘못 써서 방송사고 난 적은 있었지만, 일베 로고하고 욱일기는 그 무게가 다르잖아요.(독일 공중파 뉴스에서 하켄크로이츠가 나왔다고 생각해 봐요)”라고 적었습니다.

이 글 하단에는 욱일기가 지워진 화면과 김프(무료 포토샵)로 밝기조정을 한 화면을 올렸는데, 밝기조정을 한 화면에서 선명하게 욱일기가 보였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SBS의 방송사고를 열거하다보니 길어졌는데요. 일단 OK포차의 입장을 듣고 싶어서 OK포차에 전화를 했습니다. OK포차에서도 모르고 있더군요. 담당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그런거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설명해줬더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뭐가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어떤 취지로 전화를 준거냐. 그렇게 퍼져 나간다고 해서 모두 다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느냐.” 설마 이런 대답이 나올 줄이야….

기자는 이런 답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몰랐다. 그럴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오해가 생길 소지를 없도록 검토하겠다.” 만약 이런 답이 나왔다면 기사화는 안됐을 겁니다.

담당자는 앞선 말을 하고 나서 좀 잘못 대답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바로 “그렇게 말하니까 그렇게 보일수도 있다고 생각은 드는데 나쁜 의도가 아니라…”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그 후의 답은 다시 원상복귀가 되더군요.

“트집잡기 하자면 트집 안 잡힐게 어디 있겠냐…중소기업에서 먹고 살려고 하는데…. 우리뿐이냐. (전범기를 연상시키듯 사선으로) 퍼져나간다고 해서 다 그렇다고 하면 그렇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냐.”

그래서 저는 “(전범기 연상시키는 문양에 대해서) 세심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전화를) 한 것이다”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OK포차 담당자의 말을 종합하면 “완벽한 전범기 문양이 아닌데 왜 문제를 삼느냐”라고 들렸습니다.

앞서 OK포차 담당자 말처럼 요즘 무척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중소기업에서 먹고 살려고 노력하는데 굳이 기사를 써서 문제를 일으켜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OK포차 담당자가 전범기에 대해 조금만 조심스러웠으면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것에, 또 전범기에 대한 인식에 대해 너무 안이한 생각을 갖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지난 2015년 나이키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나이키는 2015년 3·1절을 전후해서 전범기 문양의 에어조던 12번째 시리즈 신발을 판매하다가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신발의 하얀색 깔창 앞부분에 태양을 상징하는 빨간색 둥근 원을 중심으로 사선으로 뻗어나가는 문양으로 전범기를 꼭 닮았었죠. 비슷은 했지만 완벽한 전범기 문양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문양 때문에 비난을 받은 것이죠.

나이키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전후에서는 신발 겉면이 사선으로 뻗어나가는 문양 때문에 또 한 번 누리꾼들로부터 항의를 받았습니다.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사선 문양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사건 때는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이 마크 파커(Mark Parker) 나이키 사장 등 임원진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나이키 측은 ‘에어 조던 12’의 다른 버전들의 한국 출시를 모두 취소하기도 했었죠. 국민정서에 반하기 때문에 내린 조치였습니다.

이번에 제보자에 의해 OK포차를 알았습니다. 서민들의 얇은 주머니를 생각한 착한기업이더군요. OK포차 관계자 말처럼 중소기업으로서 어려운 경기에 먹고 살려고 하는데 힘이 되지 못해, 그래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좀 더 세심한 주의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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