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손정은 기자)
23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폭발 원인으로 ‘삼성SDI 배터리 자체 결함’을 지목했음에도 차기작인 갤럭시S8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돼, 이번 발표에 대한 의구심이 업계 내에서 증폭되고 있다.
갤노트7 폭발의 진짜 원인이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는 의혹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모바일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번 삼성전자의 발표는 미국 안전인증 회사 UL, 미국 과학기술 분석기관 엑스포넌트(Exponent), 독일 글로벌 검인증 기관 튀브(TUV) 등의 결과를 인용해 갤노트7의 폭발 원인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등 기기 자체 결함이 아닌 단순 배터리 결함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갤노트7 폭발 원인으로 스스로 지목한 삼성SDI 배터리를 차기작인 갤럭시S8에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같은 날 삼성SDI는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SDI 배터리는 삼성전자의 차기 모델에 채택이 유력시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삼성SDI 배터리 발주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출시된 중저가폰 ‘갤럭시A 2017’에도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공공연히 알려졌다. 갤럭시S8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 배터리를 갤럭시 브랜드에 치명타를 입힌 주범으로 규정했음에도 이를 차기작인 갤럭시S8에 탑재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차기 모델에 삼성SDI 배터리 채택이 유력시 되고 있다는 것은 갤노트7의 진짜 폭발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10월 단종 발표 이후 700여명의 연구원들이 20만대 가량의 완제품과 배터리 등을 연구했고 미국 안전 인증회사 UL 등 독립적 조사기관에도 의뢰했다”며 “내부 조사 결과 자체 결함이었고 3개 인증기관도 독립적으로 조사했는데 다들 ‘배터리 결함’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갤럭시S8의 삼성SDI 배터리 사용 여부에 대해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제품에 어떤 협력사 제품을 쓴다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 사용 여부는 부정하기도, 긍정하기도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정 모델명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삼성전자 차기 모델들에 지속적으로 (배터리가)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눌림 현상 등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에서의 세부 관리항목을 강화했다”며 삼성전자와 다소 궤가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