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풍속도]홍동백서·조율이시 '전통방식→간편식'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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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 풍속도]홍동백서·조율이시 '전통방식→간편식' 변화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01.28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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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용품 가격 인상에 상차림 부담…가족 구성 감소도 한 몫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설 차례상에 오르는 전반적인 품목 가격이 오름에 따라 평소와 다른 차례상 차림이 주목되고 있다. ⓒ시사오늘

설 차례상 하면 떠올랐던 전통적인 상차림이 점점 변화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식품목 가격이 오른 것은 물론, 1인가구 증가로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인원이 줄어듬에 따라 간편한 상차림이 주목되고 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통계(KAMIS)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배추(한 포기 상품·3987원)와 양배추(한 포기 상품·4971원) 값은 평년보다 각각 99.3%, 82.3% 높았다. 명절 음식에 많이 쓰이는 당근(무세척 상품 1㎏·5780원)은 무려 평년의 두 배가 넘었고(109.1%↑), 무(한개 상품·2531원)도 두 배 이상(102.3%↑)으로 뛰었다.

수산물에서도 주로 전에 사용되는 명태(냉동 한 마리 중품·2,343원)가 17.6% 올랐고, 김(1속 중품·7937원)과 굴(1㎏상품·1만7812원)도 평년보다 각각 10%, 12.7% 비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명절 음식을 준비해온 주부들에게는 상 차림 자체부담으로 적용됐다. 때문에 명절 대목을 앞두고 품목 비용을 줄임에 따라 대체 음식을 두거나 아예 차례상에서 없앤 것이다.

매년 명절상을 책임져온 주부 박씨(53)는 "올해처럼 장보기가 무서운 적은 없었다. 마트는 물론 시장을 가도 마찬가지다"라며 "평균적으로 물가가 인상되다보니 평소 밥상은 물론 명절 상차림에 뭘 올려야할지 고민하게 되더라. 우리집 뿐만 아니라 서민들에게는 평소보다 부담되는 명절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가족의 인원이 줄어듬에 따라 가정간편식 차례상도 유행으로 떠올랐다. 식품업계에서 출시하는 조리된 음식을 데워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 덕분에 주부들은 여러가지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이 내놓은 '비비고 한식반찬'의 경우 이달 24일까지 약 한달간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측은 올 설 연휴기간 총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긍정적이다. G마켓이 지난 18일부터 일주일간 5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가 '명절 상차림으로 간편식을 활용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28%가 명절 음식에 간편식 활용을 적극 찬성한다고 했고, 64%는 직접 요리하는 음식과 적당히 섞어 활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이 간편하고 품질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수음식으로도 가정간편식을 활용하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차례상에 이용할 만큼만 사용하고 남은 음식으 나중에 필요할 때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차례를 지내는 한 가문은 올해 차례상 구조를 과감히 바꾼 집안도 생겼다. 옛부터 차례 음식을 차리는 방법에는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빛의 것은 서쪽에 늘어놓음)', '조율이시(대추, 밤, 배와 감. 제사상에 놓는 기본 4가지)', '좌포우혜(육포는 왼쪽에 식혜는 오른쪽에 차리는 격식)' 등 규칙이 따른 것으로 전통적으로 이같은 규칙을 따르는 것이 보통인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차례상 차림에 있어 이러한 규칙들이이 서서히 변화되고 있다. 가문의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을 놓는다던지 간편식 위주로 구입한 재료를 올려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전통적으로 행해온 차례상 구조가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법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유교문화의 한 전문가는 "차례 음식은 복을 기리는 의미인 음복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후손들이 예에 어긋나는 행위만 조심한다면 차례상 규칙을 꼭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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