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경선②안희정] 문재인과 각 세우며 ‘존재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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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호남경선②안희정] 문재인과 각 세우며 ‘존재감 부각’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3.23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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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론 호남 지지 이끌기는 '난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야권의 심장’ 호남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선택할 첫 격돌지, 호남에서 순회경선(오는 27일)이 곧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당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승리를 거두며 대선의 승기를 잡았던 것처럼, 올해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도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질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지난 22일 민주당 각 예비후보 경선캠프를 찾아 호남경선 준비현장을 취재하고 각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봤다.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대선 예비후보(충남도지사)는 대선주자 중 호남지역에서 가장 약세인 후보로 평가받는다. 충남도지사를 연임했기 때문에 호남지역과의 인연이 상대적으로 약할뿐더러, ‘대연정론’으로 선명성 경쟁에서 밀리기도 했다. 이러한 두드러진 약점 때문이라도 안희정 캠프에선 호남을 더욱 집중공략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선두주자 문재인 후보(민주당 전 대표)와의 결선투표까지 고려하면, 더욱 호남민심은 안 후보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다.

최근 안 후보가 ‘호남행보’를 가속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2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또다시 찾아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며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호남민심에 대한 확신도 상당해 보인다. 안 후보는 금호타이어를 방문하고난 뒤 기자들과 만나"(호남은)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를 원하신다"며 "그런 점에서 가장 높은 호감도와 가장 낮은 비호감도를 가진 제가 광주 호남 민심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시사오늘은 여의도 동우국제빌딩에 위치한 안희정 캠프를 방문했다.

◇ 강점 - 文과 각 세우며 차별화 전략 성공?

그런데 그동안 문 후보를 향한 비난을 자제해 왔던 안 후보가 달라졌다. 이른바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을 두고 문 후보와 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분란의 시작은 지난 19일 열린 ‘KBS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였다. 문 후보가 이 자리에서 “제1공수여단 여단장인 전두환 장군으로부터도 표창받았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안 후보와 문 후보 간 날선 신경전도 연출됐다. 문 후보가 “우리끼리는 네거티브하지 말자”고 언급하자 안 후보가 “문 전 대표를 돕는 분들이 네거티브를 하지 않나”라고 반박한 것이다.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이 호남에서도 불거지자, 이번엔 안 후보가 자신의 속내를 토로하는 글을 올리며 또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새벽 2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이) 문 후보가 실수한 것임에도 문제제기 한 사람들을 네거티브하는 나쁜 사람들로 몰아붙이고, 심지어 아무말도 안한 내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며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안 후보의 호남지역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각 세우기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같은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논란이 된 안 후보의 해당 ‘페이스북 글’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명성이 강한 이재명과 호남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에게 밀리지 않으려는 전략이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은 소폭 상승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조사한 여론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는 호남에서 지난 주 대비 1.3%p 상승해 16.4%를 기록했다.

시사오늘은 여의도 동우국제빌딩에 위치한 안희정캠프를 방문했다.

◇ 약점 - ‘대연정론’, “보수표 확장성은 좋지만…”

문제는 안 후보의 대선전략이 선명성보단 ‘확장성’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보수진영과의 ‘대연정론’을 강조해왔다. 정치적 색채가 강한 호남에서 안 후보의 대연정론은 확실한 약점인 것은 분명하다.

안희정 캠프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안희정 캠프 소속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어제 문 후보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싣는다고 했는데, 이걸 하려면 국회에서 의석이 200석이 필요하다. 이거는 대연정을 안하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은 박용진 의원 또한 “대연정에 대한 오해와 비판이 있었지만 이제 조정이 끝났다”며 “국가를 다시 어떻게 이끌 것 인가하는 부분에서 유권자들이, 특히 호남 유권자들이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남지역에서 대연정이 ‘통했다’고 보기엔 무리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호남 지지율을 살펴보면, 문 후보가 확연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심지어 전두환 표창 발언논란에도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원인은 대연정론이 아니라, 문 전 대표와의 신경전으로 오른 것이라 보는게 맞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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