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넘긴 대우조선…정상화 과제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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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넘긴 대우조선…정상화 과제 ‘만만찮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04.1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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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권자 집회서 채무 재조정 ‘가결’…업황침체 속 자구안 이행 “쉽지 않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17, 18일 양일 간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이라는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채무재조정이라는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향후 만만찮은 경영 정상화 작업을 앞두고 있어 위기감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이날 오전, 오후 진행된 4, 5차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 동의를 받아내며 법정관리인 P플랜 돌입은 피했다. 이번 채무 재조정 가결로 대우조선은 총 1조3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50%를 회사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에 대해서는 상환 만기일을 3년 뒤로 늦출 수 있게 돼 자금 운용에 숨통이 틔인 것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국민연금의 채무 재조정 반대에 부딪히며 진통을 겪기도 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기금의 수익 제고를 이유로 채무 조정 수용 입장을 밝히며 입장을 선회, 대우조선 회생의 불씨를 살렸다. 이에 대우조선은 20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 투자자 설득이라는 고비만 넘으면, 본격적인 기업 회생 작업에 돌입한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18일 공식입장 발표를 통해 "큰 심려를 끼쳐 사죄드린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모두는 뼈를 깎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한 걸음씩 내딛도록 하겠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작지만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다만 채권단이 지원 전제 조건으로 대우조선의 신속하고 강도높은 자구안 이행을 요하고 있는 점은 회사 운영에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자구안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해 8500억 원 규모였던 인건비를 올해까지 6400억 원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 여기에 지난해 말 1만 명 가량으로 줄어든 직영인력을 2018년 상반기까지 9000명 이하로 축소해야 한다는 점에서 내부 임직원들의 피로감 상승과 경쟁력 저하를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대우조선은 필수 생산설비 외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을 처분하기 위해 나섰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업황 부진과 거제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매각 작업마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노사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임금반납을 결의하기도 했지만, 업황 침체 상황 속 실적 개선이라는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마른 수건 짜기 식의 자구안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업황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2018년 이후 선박 발주량을 기존 전망치 대비 15%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대우조선이 중점을 두고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ㆍ액화석유가스(LPG)선 발주 전망치도 낮춰 잡았다. 이는 대부분의 선사들이 경영 악화를 겪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떄문에 업황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대우조선 자구안이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 회생을 위한 희망적인 수주 전망치보다는 보수적·현실적인 관점에서의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올해 연간 수주목표로 55억 달러를 잡았지만 현재 확보한 일감은 7억7000만 달러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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