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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인터뷰] 김용태, "유승민 6.8% 득표, 바른정당의 현실"
"당권 도전, 지금 말하기에는 빠르다"
"문재인 정권 잘한다면, 기꺼이 협치 할 것"
2017년 05월 11일 (목)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국민이 헌법을 통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은 최순실과 그 패거리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쓰였다. 새누리당은 이런 대통령을 막기는커녕 방조하고 조장하고 비호했다. 진정한 보수 중심을 세워 먼저 헌정 질서 복원 로드맵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과 그 일파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의법조치 되도록 앞장서겠다.”

바른정당 김용태 의원(3선‧서울 양천구을)이 작년 11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 탈당 기자회견 때 한 말이다. 새누리당 시절,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히는 김 의원은 이날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가장 먼저 새누리당을 선도 탈당해 바른정당 탄생의 신호탄을 쐈다.

바른정당은 이번 19대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를 앞세워 6.8%를 득표했다. “보수의 새 희망을 봤다”는 평가와 “앞날이 밝지 않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선 직전 13명의 의원들이 탈당해 한국당행을 희망하면서 원내교섭단체(20석)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고성 국회연수원에서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하는 연찬회를 열고 새 지도부 구성과 향후 당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김 의원은 비대위원장 자리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오늘〉은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히는 김 의원을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이번 대선 결과를 되짚어보고, 대선 이후 바른정당의 구상(構想)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의원은 유 후보가 6.8%를 득표한 것과 관련,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이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향후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문재인 진보 정권이 제대로 하는지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우리의 역할”이라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잘한다면, 바른정당은 기꺼이 협치를 할 수 있는 실험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빠르다”며 부인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 <시사오늘>은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히는 김 의원을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이번 대선 결과를 되짚어보고, 대선 이후 바른정당의 구상(構想)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뉴시스

-요즘 잘 안보이시더라. 어제 바른정당 선대위 해단식에도 안 오시고, 지난 9일 대선 개표방송 때도 못 본 것 같다.

“하하하.”

-언론인터뷰도 요즘에는 잘 안 하는 것 같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나한테 좀 알려 달라.”

-이번 대선에서 받아든 바른정당의 성적표도 되짚어 보고, 앞으로 당이 나아가야 할 길 등에 대해서 한 말씀 해 달라.

“아마 여기가 중요한 쟁점일 것 같다. ‘6.8%밖에 못 얻었냐’와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6.8%씩이나 얻었냐, 대단하다, 희망을 보았다’라는 이 두 가지의 관점이 엇갈리는 거다. 그리고 바른정당을 탈당해서 자유한국당으로 간 13명에 대해 ‘그 인간들, 정말 나쁜 인간들이다’와 ‘저 사람들을 왜 떠나도록 만들었느냐, 그동안 뭘 했느냐, 왜 못 잡았느냐’라는 관점이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 평가를 해야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논의를 할 수 있을 텐데, 나도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 한 마디 해 달라. 나도 모르겠어서 지금 동네사람들이랑 막걸리 한잔 하고 오는 길이다. 동네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이거다. ‘고생은 많이 했는데, 참 평가하기가 애매하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그럼 어떻게 할까요? 이랬더니, ‘힘내고, 용기 내라’ 이 정도 이야기 해주시더라. 이게 바른정당이 처한 현실 같다. 다만,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되돌아 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유승민 후보가 얻은 6.8%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홍준표 후보가 얻었던 득표율과 유 후보가 얻었던 득표율을 다 합치면, 이게 보수가 얻은 표인데, 이렇게 보수가 몰락을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유 후보의 득표율을 보고 ‘새로운 보수의 씨앗을 보았다’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보수가 이 지경이 됐다는 것에 가슴 아프고 통탄스럽다.

실패냐 선전이냐 판단하기 애매하다. 6.8%는 미미하지만, 시작할 때는 3%로 시작하지 않았나. 바른정당이 또 다른 보수의 새로운 재건을 위해서 한 발을 내딛었고, 그 한발이 미약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다.”

-탈당파에 대해서 섭섭한 마음은 없나.

“그 사람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나름 인정을 한다. 그 사람들의 선택은 자유다. ‘나쁜 놈이다’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불가능한 이야기다.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을 나와서 바른정당을 창당한 이유가 분명하지 않나. 새누리당의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붕괴됐는데, 그걸 복원하기 위해서 내가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는 동안 혁신위원장, 당 대표 출마 등을 포함해서 일 년 동안 어마어마하게 싸웠다. 그런데 무기력하게 무너졌을 때 좌절감을 많이 느꼈다. 어떻게 그런 새누리당에 다시 돌아갈 수 있겠나. 택도 없는 소리다.”

-앞으로 바른정당의 구상은.

“‘대선에서 왜 졌느냐’ 이런 이야기를 해봐야 이제 소용없다. 대선이 끝났고, 20석을 가지고 있으니 문재인 진보 정권이 제대로 하는지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핵심은 20석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아니라, 보수정당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것이다. 진보 정권이 틀렸다는 것이다 아니다. 그들이 추진하는 것이 현실에 발 딛지 않은 이상에 불과하다는 게 진보 정권 정책들의 특성이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강고하게 비판을 할 것이다. 대신,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할 것이다. 검찰개혁 이런 것들은 적극 찬성이다. 다만, 검찰개혁을 정말로 할 것이냐가 걱정이다. 최순실 사태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정말 검찰개혁을 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검찰을 겁줘서 내 주군(主軍)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있다. 통상 지금까지는 검찰개혁 하겠다고 했는데, 겁을 준 다음에 자기의 주군(主軍)으로 만들지 않았나. 문재인 정부도 그럴지에 대해서 지켜봐야지.

가장 핵심은 안보와 경제 정책이다. 나는 특히 경제 정책을 많이 보는 사람인데, 문재인 정부가 검증되지 않은 경제정책을 펴 나간다면, 바른정당이 아니라 보수정당으로서 분명하게 할 말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건 한국당과의 관계 정립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보수정당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른정당이 당장 며칠 내로 좌표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문재인 정부의 현실에 발 딛지 않은 경제정책, 안보정책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보수정당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된다. 이걸 우리의 기본 좌표로 설정하고, 그 다음 이야기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잘한다면 바른정당이 협치 할 수 있는 실험의 주체가 기꺼이 되겠다. 그런데 우리의 정체성이 없다면, 이런 이야기가 야합이다.”

-바른정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우리의 기본정체성은 문재인 진보정권에 대한 보수야당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무작정 옛날처럼 반대만 하는 야당이 아니라, 잘하고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협치에 동의할 수 있는, 협치 실험의 주체가 되겠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이야긴데, 우리의 정체성은 이걸로 분명히 해야 된다고 본다.”

-한국당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한국당과의 차이는 있다. 한국당은 덮어놓고 비판만 하지 않나. 그런데, 한국당을 의식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기자들이 한국당과의 관계설정에 대해서 끊임없이 물어볼 텐데, 그거에 대해서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 한국당과 차별화하려고 애쓰고 의식하기 보다는, 그냥 바른정당이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가 잘 한다면, 바른정당은 협치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정당이 돼야 한다. 이게 핵심이다.”

-이번에 당권 도전하나.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빠르다.”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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