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체제 수립한 한국당, 인적 물갈이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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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체제 수립한 한국당, 인적 물갈이 시작될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7.04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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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청산 물론 ‘구 체제’ 인사 쇄신 가능성도 제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홍준표 대표는 2011년 12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등으로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 5년 7개월 만에 다시 보수정당 얼굴로 우뚝 섰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의 선택은 홍준표였다. 한국당은 지난 3일 전당대회를 열고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새로운 당대표로 선출했다. 이로써 홍 전 지사는 2011년 12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등으로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 5년 7개월 만에 다시 보수정당 얼굴로 우뚝 섰다.

홍 신임대표가 제1보수정당·제1야당의 선장이 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한국당도 변화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말이 들린다. 특히 인적 쇄신이 상상 이상의 강도로 단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친박(親朴)이 설 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홍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친박을 ‘바퀴벌레’에 비유할 정도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 왔다. 당대표 당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자꾸 친박 청산을 이야기하는데, 선출직을 청산하기는 어려운 일이다”라면서도 “다만 당의 전면에 핵심 친박들은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홍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한국당에서는 10년 가까이 당을 좌지우지했던 친박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친박으로 분류됐던 한국당 초선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친박·비박은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일 뿐, 실상은 모두 다 한국당이라는 배에 탄 정치적 동지”라며 “누가 앞에 나서고 못 나서고, 누가 청산이 되고 안 되고 하는 것은 다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달라진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이다.

친박 이외의 추가적인 인적 쇄신도 예측된다. 홍 대표는 대선 패배 후 자신의 SNS에 “구보수주의는 기득권에 안주하고, 특권의식에 젖어 부패보수, 무능보수로 끝이 났다”며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신보수주의는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개인과 기업의 창의성을 존중해 경제성장을 이루고, 반체제 집단의 발호를 제압해 사회질서를 확립함으로써 선진사회를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보수 정체성 재확립’으로 풀이하기도 하지만, ‘물갈이’에 대한 경고라고 보는 시각이 더 큰 설득력을 얻는다. 새누리당도 구성원의 자율과 창의성을 강조하고,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삼았던 정당이기 때문. 즉, 홍 지사가 말하는 신보수주의는 보수주의의 가치 자체를 재정의한다기보다 ‘기득권과 특권의식에 젖었던’ 인물들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 측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홍 대표 말은 보수 내의 앙시앵 레짐을 혁파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역사적으로 앙시앵 레짐은 제도의 문제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구체제를 수호하려는 사람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았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혁신에는 희생이 따른다.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각오로 혁신하자”던 홍 대표의 칼날이 어디를 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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