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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홍의 대변인]'崔 낙하산' 대우건설 박창민…'능력있으면 됐지'
2017년 07월 07일 (금)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사람은 똥을 싼다. 남녀노소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은 누구나 먹고 마시면 변(便)을 본다. 아마 배변할 때만큼 인간에게 자신이 평등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 주는 시간은 없으리라.

그러나 손과 입으로 똥을 싸는 경우는 다르다. 그것은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주변 사람들을 심히 불편하게 만들고, 시쳇말로 '빅똥(大便)'을 쌌을 때는 사회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래도 '변'은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순간의 빅똥으로 평생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다면 이 또한 옳지 않다는 옛 선인들의 지혜다.

<시사오늘>의 '박근홍의 대변인'은 우리 정재계에서 빅똥을 싼 인사들을 적극 '대변(代辯)'하는 코너다. '변'은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을 위한 최종변론

대한민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님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순실 씨가 지난해 7월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에게 박 사장님을 대우건설 신임 사장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특검이 확인했다는 겁니다.

이를 놓고 세간에는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채권단 등이 박 사장님에게 사퇴를 권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가 하면, 사정당국이 대놓고 사장님에게 사퇴를 권고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참 어처구니가 없는 현실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권력자의 낙하산이 아닌 기업 CEO가 얼마나 됩니까? 공기관·공기업과 금융지주그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러 민간기업 CEO들이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우리 박 사장님께만 이렇게 가혹하게 대우하는 건지 정말 모를 일입니다.

더욱이 박 사장님께서는 대우건설 사장직에 오른 것 외에는 아직 별도의 사익을 챙긴 사실이 밝혀진 바 없습니다. 왜 박 사장님께만 더 엄중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사퇴니, 해임이니, 이딴 말들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한 번 따져봅시다. 최순실 씨랑 연루된 기업 CEO가 뭐 박 사장님뿐입니까? 삼성, 롯데, SK 등 국내 굴지의 재벌 대기업들은 최 씨와의 접촉을 통해 이런 저런 수혜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업 회장들 어디 한 명이라도 목이 달아났습니까?

그리고 건설업계의 진짜 낙하산은 박 사장님과 같은 케이스가 아닙니다. 부모 잘 만난 덕에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되고, 경영권 승계까지 해 먹는 그런 오너가 자녀들이 진짜 낙하산이지요. 대림산업, GS건설, 서희건설, 한신공영, 제일건설, 반도건설 등 그런 사례가 천지삐까리에요.

최순실 씨에 대한 여론이 너무 안 좋아서 그렇다고요? 아니,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여론재판을 하고 앉았습니까. 막말로 박 사장님께서 본인이 최 씨의 낙하산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 씨가 지난해 대우건설의 신임 사장으로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 뉴시스, 대우건설 CI

존경하는 재판장님, CEO의 최고 덕목은 기업의 이윤 극대화입니다. 사회적 책임이니, 임직원 복지니, 지역사회니 다 쓸데없어요. 돈이 최고 아닙니까.

제가 공시를 좀 살펴보니까 말입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11조1270억 원, 영업손실 5036억2791만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7925억2906만 원으로 적자전환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좋지 않은 성적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 박 사장님의 혜안이 돋보입니다.

박 사장님께서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외 사업현장에서 대규모 실사 진행을 지시했습니다. 미래에 발생할 손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실적에 미리 반영해 버렸습니다. 불확실성을 제거해서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높인 겁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6401억 원, 영업이익 2211억 원, 당기순이익 1919억 원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 171.0%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어요,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박 사장님의 뛰어난 역량이 검증된 셈입니다.

네? 경기 수원광교주상복합아파트 현장 비자금 조성 의혹, 경무관 금품로비 사건이요? 그건 몇몇 현장에서 발생한 개인 비리에 불과합니다. 박 사장님께서 지시한 일도 아니고, 대우건설이 조직적으로 나선 것도 아닙니다. 요즘 유행어인 '개인의 일탈' 모르십니까? 박 사장님하고는 전혀 무관합니다.

그리고 막말로, 비자금이나 금품로비가 뭐 그리 큰 잘못입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기업 CEO의 최고 덕목은 이윤 창출입니다. 도덕성은 정치인들한테나 따지세요. 수십~수백 억 원 뇌물 먹어도 또 뽑아주는 나라에서 무슨….

존경하는 재판장님, 기업인들은 이 나라 경제를 살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역대 정권에서도 무진장 범죄를 저지른 경제인들을 사면해 주고, 복권도 시켜준 겁니다. 그에 비하면 권력자 낙하산 의혹쯤이야 양반 아닙니까.

낙하산보다는 능력을 따져야 합니다. 주주들한테 돈 잘 벌어다주고, 나라 경제 살리면 됐지요. 그런 차원에서 우리 박 사장님께서는 전혀 지탄 받을 여지가 없는 분이십니다.

또한 제가 얼마 전에 만난 대우건설의 한 임원은 "박 사장님이 지금까지 대우건설에서 볼 수 없었던 DNA를 주입해 줬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어요. 물론 이번 일이 터지기 전이긴 했지만…뭐.

아무튼 부디 이 같은 점들을 헤아려주셔서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님에 대한 불필요하고 말도 안 되는 사퇴 운운하는 목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준비한 최종변론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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