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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1기 내각②] ‘J노믹스’ 양대기둥 장하성·김동연 둘러싼 진실과 오해
홍장표·김현철, 경제정책 밑그림
2017년 07월 16일 (일)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 구성이 사실상 완료됐다.ⓒ시사오늘

‘문재인 노믹스’의 청사진을 그려나갈 경제팀이 완성됐다. 바로 김동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다. 이들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저성장, 높은 실업률, 최악의 가계부채, 갑을논쟁 등으로 점철된 한국경제 위기에 대해 정계 밖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들이 주장해온 경제위기 해법이 새 정부에서 현실화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정권 9년 이후 이들이 앞으로 내놓을 ‘문재인표 경제정책’이 성공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시사오늘>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이끌어갈 핵심 인사를 통해 ‘문재인 노믹스’ 향방을 분석해봤다.

‘학자 출신 관료.’ 문재인 노믹스를 이끌 경제분야 인사(人事) 특징 중 하나다. 앞서 언급한 경제팀 핵심인물 5인 중 4인이 학계에서 활동했다. 학자로서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정부에 변화를 제안해왔다는 이유로 ‘개혁파’ ‘진보파’란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  ‘문재인 노믹스’을 이끄는 핵심인사들 ⓒ뉴시스/그래픽=박지연 기자

◇ 장하성-김상조를 둘러싼 사실과 오해

그 중 ‘진보성향 경제학자’로 평가됐던 대표적인 인물은 단연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다.

두 인물의 인연은 남다르다. 장하성 실장이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경제개혁연대 전신)를 창립했다면, 김상조 위원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경제개혁연대를 도맡아 시민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것이다. 장하성-김상조를 두고 ‘재벌개혁 콤비’라 불렀던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장하성-김상조’ 콤비가 재벌개혁을 부르짖었던 이유는 한국경제 위기 진단을 ‘소득불평등’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

실제로 장 실장은 저서 <한국자본주의>에서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실질임금이나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기업이 창출한 이익이 분배되지 않고 기업 내부에 유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처럼 경제성장을 하는데도 국민의 삶의 질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원인으로 ‘돈이 돈을 버는 자본’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4년 9월 진행한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도 “돈이 돈을 버는 자본은 억제해야 한다. 통제받지 않는 자본은 경제 성장의 과실을 다 가져간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와의 대담에선 “국가경제 성장하는데 일반 국민들의 삶의 질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노동자의 임금은 오르지 않고, 가계소득도 안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곧 문재인 정부의 경제철학에도 반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삶의 질’ 측정방안에 대한 지시를 내렸고, 경제팀 내부에서 관련 논의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장 실장이 학자시절 내렸던 해법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일자리’와 ‘증세·사내유보금 등을 통한 소득분배’였다. 이는 현재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경제위기 출구전략과 닮았다.

‘비정규직 문제’였다. 그는 저서 <한국 자본주의>에서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임금격차와 임금노동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소득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다”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소득 재분배 해법으로 ‘증세’와 ‘공정경쟁’을 강조했다. 오래전부터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유경쟁의 원리와 공정경쟁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고소득자에 대한 누진세 강화와 초과보유세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2014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소득자와 기업들의 세율부터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우선, 개인소득세 중에서 고소득자의 누진세율을 강화해야 한다. 재벌총수 가족 중 소득이 1000억 원이 됐든, 1조 원이 됐든, 중견기업인과 세율이 같다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비판했다. 고소득층이나 대기업에 대한 왜곡된 누진 구조부터 바꾸면 복지를 위한 재원을 상당 부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빠르게 변했다. 3년전까지만 해도 ‘진보적인 주장’이었지만, 오늘날 보수-진보 학자 모두가 ‘소득불평등’을 한국경제위기의 원인으로 꼽는데 동의한다. 이와 관련 최희갑 아주대 교수는 <시사오늘>에 “일자리, 소득분배는 진보, 보수 모두가 동의하는 최소한의 합의다”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장하성-김상조 콤비’가 학자로서 시민사회에서 목소리를 냈을 때처럼 재벌개혁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않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시사오늘>에 “학자로서 활동할 때와 내각 관료가 됐을 때와는 다르다”라며 “교수는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지만, 정부의 정책은 자기 맘대로 할 수가 없다”며 섣부른 예단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김동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왼쪽)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간담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 ‘관료’ 출신 김동연, 진보파 장하성과 대립각 가능성?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에 증세를 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하 부총리)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3차 경제현안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 쪽을 강조할 것”이라며 “일부 조세감면이나 개편은 들어가겠지만, 적어도 소득세 명목세율을 올리는 것은 지금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명목세율을 인상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는 ‘증세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최희갑 교수는 <시사오늘>에 “기득권층은 정부를 향해 ‘세금을 제대로 쓰고 있는가’란 질문을 계속 던진다. 정부입장에선 이러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둬들인 조세를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지를 먼저 제대로 보여줘야할 필요가 있다”며 “기득권층도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김 부총리가 ‘유일한 정통 관료 출신’이란 점도 눈에 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관료생활을 해온 김 부총리로선 학자출신인 다른 팀원들과는 달리, 재정 건정성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 부총리는 ‘소득재분배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선 법인세와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이번 세제개편의 기본 방향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이기 때문에 조세감면제도 등 일부를 개편하는 내용은 들어가겠지만, 명목세율을 올리는 것은 지금까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기본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장하성 실장이 학자시절 강조했던 ‘증세 해법’과는 결이 다르다. 자칫 장하성 실장과 엇박자를 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계에선 “우려는 우려일 뿐, 장하성 실장-김상조 위원장 모두 책임을 져야하는 관료직 자리에 앉아있으니, 학자시절처럼 강행 행보를 보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김 부총리가 밝힌 ‘킹핀 제거론’이 장하성 실장의 경제철학과 맥을 같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김 부총리와 장 실장과의 불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데 힘이 실린다.

김 후보자는 한국 경제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10개의 볼링핀에 빗대 설명했다. 1번 핀은 저성장, 2번 핀은 청년실업, 3번 핀은 저출산으로 명명했다. 1번 핀을 겨냥해 공을 굴리면 스트라이크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저성장만 해결하면 다른 문제들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며 정책을 운용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2번 핀 청년실업, 3번 핀 저출산 문제까지 일거에 해결하려면 5번 킹핀(사회보상 체계·거버넌스 개선)을 목표로 공략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장하성 실장이 주장한 ‘사람중심 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장 실장은 경제정책이 성공하려면, ‘정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14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정책은 만들 능력이 있다. 안타까운 점은 정책을 못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천은 정치의 몫이라는 점이다”라고 밝힌 바있다. 결국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두 인물의 의견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국내 유력 경제 전문가 최희갑 교수 또한 <시사오늘>에 “결국 정치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은 기득권이 지나치게 자기 이익을 보호하는 측면이 너무 많다”며 “경제문제는 단순히 경제문제로 끝나지 않고, 사회·사법 등 여러 분야의 문제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구조가 짜여져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J노믹스’ 밑그림 그린 김현철…‘소득주도 성장론’에 힘을 보탠 홍장표

장하성 실장과 김동연 부총리가 문재인 노믹스의 양대기둥이라면,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굳건한 토대’가 됐다.

홍장표 수석은 문재인 노믹스의 뼈대가 되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 인물이다. 이는 홍 수석이 2015년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연구총서에 발표한 ‘소득주도 성장과 중소기업의 역할’에서 가장 잘 드러나고 있다. 이 논문에서 “소득주도 성장은 실질임금과 가계소득증대를 통하여 내수를 증진하고 생산성을 높여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이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홍 수석의 이러한 주장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논문에서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 저소득가구에 대한 생활임금보장, 생산성 증가율과 실질임금 증가율의 연계를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한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더욱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보좌관의 경우, ‘대통령 경제교사’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저성장 생존전략’ 전문가인 그는 ‘문재인 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선거공약을 전부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후문이다.

김 보좌관은 저서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을 통해 “현재의 한국은 저성장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나마 기업 불평등과 소득 불평등이 심해서 저성장의 충격을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 바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철학을 토대로 ‘국민성장론’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 김 보좌관은 지난 11일 “향후 경제패러다임은 포용적 성장, 착한성장론에 기반하게 될 것이며, 이는 국민성장론을 축으로 일자리 중심 성장, 소득주도성장, 동반성장, 혁신성장이란 네 바퀴 성장론을 이루게 될 것”이라면서도 “수치중심의 성장 달성에 연연하지 않겠다. 이는 낙수효과 이론의 폐기이자 포용적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노믹스’에 대해 김동원 교수는 <시사오늘>에 “문재인 정부는 과거와 미래 양쪽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5년동안 한국 경제가 답보상태에 있었고, 역대 정부에서도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밀린 숙제인 셈이다”라며 “이를 위해 큰 그림을 봐야한다. 정치와 달리, 경제는 흐름이란 게 있다. 댐으로 막아서 맘대로 물길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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