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논란' 정우현·최호식·김성주, '회장님 그늘' 여전…면피용 사퇴 지적
스크롤 이동 상태바
'갑질논란' 정우현·최호식·김성주, '회장님 그늘' 여전…면피용 사퇴 지적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8.01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여직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이 6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강남경찰서로 초사를 받기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권희정 기자

최근 잇따르는 갑질 논란에 해당 기업 오너들이 연이어 회장직에서 물러나거나 프랜차이즈의 경우 직영점 전환을 발표하는 등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단순 직함만 내려놓은 정도인 데다 직영점 운영으로 본사가 이익을 챙기는 등 무늬만 반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 치킨 회장, 김성주 전 성주디앤디 회장 등이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정 전 회장과 김 전 회장은 각각 가맹점과 하청업체 갑질, 최 전 회장은 직원 성추행이 이유였다. 이들은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면피용 사퇴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 전 미스터피자 회장의 경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정 전 회장을 포함한 가족이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어 MP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정 전 회장과 아들 정순민 부회장은 각각 16.7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밖에 부인과 딸 등 친족과 가맹점에 치즈 등 식자재를 공급하는 관계사 굿타임 지분까지 더하면 정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총 48.92%(3953만931주)에 달해 경영권 유지에는 무리가 없다. 

최호식 전 회장도 ‘보여주기식 사퇴’라는 비판을 받는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결국 최 전 회장의 개인회사이므로 실질적으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려면 개인사업자를 법인으로 등록해야한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은 회장 직함만 내려놓은 채 회사 대표자 지위는 여전히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사퇴가 불가능함에도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는 시선이 따라붙는 이유다.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는 만큼 공개적으로 경영 관련 정보를 제공할 의무도 없다. 

갑질 논란에 휩싸인 명품브랜드 MCM 생산업체인 성주디앤디 김성주 전 대표의 사임을 두고도 책임회피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앞둔 시점 공식발표도 없이 조용히 사퇴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대표직을 사임한 덕분에 직접적인 조사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성주디앤디 지분 94.8%(5만6892주)를 보유하고 있다. 

MCM 하도급업체들은 성주디앤디가 부당한 단가를 적용하고 소비자가 반품할 경우 구매가가 아닌 백화점 판매가로 보상을 떠넘기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지속했다며 지난 3월 공정위에 이를 신고했다. 성주디앤디 측은 “하청업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공정위의 조사 결과 위법한 행위로 부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되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유명 설렁탕 프랜차이즈 신선설농탕도 최근 가맹점 계약 일방 해지 논란에 휩싸이자 전 매장을 직영점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0년 동안 자리잡은 알짜 가맹점을 본사가 손쉽게 손에 넣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일부 신선설농탕 가맹점주들은 10년 계약 만료를 앞둔 가맹점들을 직영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본사가 계약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며, 응하지 않는 가맹점에 대해서는 보복 출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직영 체제 전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오너인 오청 대표가 해당 매장 가맹점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가맹점주를 밀어내고 오너가 새로운 가맹점주로 이름을 올린 셈이다. 대표 개인 명의 사업장은 직영점으로 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앞서 신선설농탕 측은 지난달 26일 수익이 좋은 가맹점을 본사가 흡수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신선설농탕 관계자는 “가맹점 중 매출이 상위권에 든 매장은 단 한 곳 뿐 이었고 주변 시세를 고려한 합당한 인수 비용을 지불했다”며 “앞으로는 관리가 어려운 외부 가맹점을 일절 하지 않을 것이며 전 매장을 직영점 체제로만 운영해 철저한 관리와 교육, 더 나은 서비스, 일관성 있는 맛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