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희비 갈린 라이벌…'喜' 롯데·LG생건 vs. '悲' 오리온·아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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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희비 갈린 라이벌…'喜' 롯데·LG생건 vs. '悲' 오리온·아모레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8.03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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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롯데제과가 인수한 카자흐스탄 제과업체 라하트알마티 본사 정문 ⓒ롯데제과

홋데제과, 해외실적 증가 vs. 오리온, 2분기 매출 40%↓

중국의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영향으로 국내 제과·화장품업계 라이벌 기업들의 명암이 갈렸다. 중국시장 성과에 웃던 과거와 달리 최근 사드 갈등이 장기화되며 중국 의존도가 큰 기업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2분기 실적은 중국 사업의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롯데제과는 시장 다변화로 오히려 해외 실적이 신장됐다. 중국 비중이 1.8% 수준에 불과한 롯데제과와 달리 오리온은 매출의 절반 가량이 중국 법인에서 발생하는 만큼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오리온 2분기 매출액 약 4273억원, 영업이익 약 205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26.6% 줄어든 수치다. 중국법인은 2분기 1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오리온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3771억원과 11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23.8%, 59.4%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법인의 2분기 매출은 1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줄고 영업적자는 125억원 규모로 예측했다. 

IBK투자증권은 2분기 오리온 중국법인의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40.1% 감소한 1629억원, 영업적자는 1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이후 사드 영향에 따른 중국 판매량 감소폭이 개선되고 있지만 근본적 측면에서 사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상기하면 언제든 다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실적 불확실성 해소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제과는 올해 2분기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주춤했던 국내 소비를 상쇄했다. 중국은 사드 여파 등으로 인해 379억에서 194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다른 해외 법인의 성장으로 롯데제과의 해외 시장 전체 매출은 5.8% 성장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한 270억8217만원이라고 지난 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544억6050만원, 당기순이익은 110억164만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0.9%, 44.7% 늘었다. 

실제 올 상반기 롯데제과 해외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현재 롯데제과는 중국, 인도, 러시아, 베트남,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벨기에, 싱가포르 등 8개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올 상반기 매출액 합계는 284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8.9% 증가한 160억원이었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경우 상반기 946억원의 판매고를 달성, 전년 대비 30.7% 신장했다. 파키스탄 또한 상반기 54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0%의 매출 증대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중국을 제외한 벨기에, 인도, 싱가포르, 러시아 등의 모든 해외 법인에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 같은 해외 실적은 적극적인 신규시장을 모색하고 사업성이 있는 곳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라며 “때로는 직접 진출을 통해 브랜드를 개척하고 또 때로는 현지 유수 기업의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아모레, 사드 직격탄 vs. LG생건, 사상 최대 반기 실적

화장품업계도 2분기 실적 희비가 갈렸다. 화장품 사업과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이 사드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은 반면 LG생활건강은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로 위기를 벗어났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08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1% 감소한 3조2683억원이었다.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상반기 매출은 5% 감소한 2조7740억원,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4184억원을 기록했다. 면세 채널 및 관광 상권 매장 위축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률이 감소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2분기 실적만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분기 영업이익은 1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9%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4129억원, 당기순이익은 999억을 기록하면서 각각 17.8%, 59.5%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8% 급감한 1016억원, 매출액은 16.5% 감소한 1조205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사업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면세 채널이 부진(-14.7%) 영향 탓이 컸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하면서 사드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회사 측은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와 럭셔리 중심의 화장품 사업 운영으로 매출과 이익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상반기 영업이익 49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고 지난달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1308억원, 당기순이익은 3489억원으로 각각 1.9%, 9.0% 늘었다. 

2분기 성장세는 다소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사드로 인한 타격은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매출은 1.5% 역신장한 1조530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면서 사상최대 2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사업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화장품사업의 상대적인 부진을 생활용품사업과 음료사업이 메운 모양새다.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사업 2분기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음료사업은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며 성장세를 톡톡히 봤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음료사업 매출은 6918억원, 영업이익은 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28.2% 신장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생활건강 면세점 매출은 우려 대비 양호했고 중국 현지 매출액 성장률은 25%를 기록하며 전 분기와 유사했다”며 “중국인 소비 감소로 화장품 부문의 매출 역성장은 3분기도 이어질 전망이나 프리미엄 제품 매출 비중 증가로 이익 증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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