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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인프라 개선 절실한데'…매년 감소하는 SOC 예산
2017년 08월 30일 (수)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박근혜 정권에 이어 문재인 정권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노후 인프라 개선이 절실한 상황 속에서 SOC 예산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 2018년 국토교통부 예산 정부안에 따르면 2018년 SOC 부문 예산은 올해 대비 23% 삭감된다. ⓒ 국토교통부

지난 29일 국토부는 2018년 예산안(기금 포함)을 올해 대비 3.8% 줄어든 39.8조 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예산이 가장 큰 폭으로 줄은 부문은 SOC다. 2018년 예산안에 담긴 SOC 예산(교통·물류, 국토·지역개발)은 14조6977억 원 규모다. 2017년 예산(19조576억 원)보다 22.9% 감소한 수치다.

이는 과거 박근혜 정부가 제시했던 SOC 예산 단계적 축소 계획보다 감소폭이 크다.

당시 정부는 2017년 21조8000억 원, 2018년 20조3000억 원, 2019년 19조3000억 원, 2020년 18조5000억 원으로 SOC 예산을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의 정책을 설계한 바 있다.

총 국토면적당 인프라 연장이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는 게 예산 감축의 명분이었다. SOC 총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명분도 이와 비슷하다. 국토부는 2018년 예산안을 밝히면서 "그간 스톡이 상당히 축적됐다고 평가되는 SOC 등 분야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토부는 "건설에서 운영과 안전 등으로 SOC 투자전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도시재생 등 새로운 분야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주요 인프라 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2020년 이후부터는 SOC 예산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SOC 상당히 축적됐다?…실상은 노후 인프라 '시한폭탄'

하지만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앞세운 SOC 예산 감축 명분과는 달리, 현재 우리나라의 인프라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토면적당 인프라 연장 순위는 G20 국가에서 고속도로 1위, 국도 3위, 철도 6위 등 상위권에 위치했다. SOC가 이미 상당히 축적됐다는 정부의 논리를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실정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토계수당 도로연장'은 1.48로, 일본(5.79), 독일(3.79), 미국(3.64) 등 선진국 평균 4.15에 비해 열악하다. '국토계수당 철도 연장' 역시 0.05로 선진국 평균 0.13에 크게 못 미친다.

이는 국토면적과 인구를 고려한 시설물 연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 SOC가 국민 경제활동과 여가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한 수준이라는 방증으로 해석 가능하다.

인프라와 건축물 노후화 현상도 심각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의 연령 30년 이상 SOC 시설물은 2014년 기준 9.6%로, 오는 2024년에는 21.5%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준공 3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의 비율은 오는 2020년 약 50%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노후 인프라·건축물은 대형 참사 등 국민안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개선이 시급해 보이는 대목이다.

   
▲ 인프라와 건축물 노후화로 인한 국민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역시 SOC 예산 감축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글과 무관 ⓒ 뉴시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가 SOC를 향한 국민적 불신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SOC 예산 확충에 대한 필요성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현(現) 정부가 과거 보수정권의 산업화 전략, 그리고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무분별한 토목공사 등과 정책적으로 거리를 두기 위해 이 같은 예산안을 편성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SOC 예산 자체를 줄일 게 아니라, 꼭 필요한 부분에 예산을 집중하는 혜안이 필요하다"며 "노후 인프라를 개선하고 인프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ICT 인프라 확충에 소홀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정치권과 건설업계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3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몇몇 정치인과 대형 건설사들이 쪽지예산, 무책임한 공약, 입찰담합, 유착관계 형성 등으로 SOC 사업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웠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권을 표방하는 현 정부가 어떻게 SOC 예산을 늘릴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정치권과 건설업계가 스스로 SOC의 공적 가치를 끌어올리지 않는 이상, 이 같은 국민적 불신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자성과 성찰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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