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3 목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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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재 ˝한국당-바른정당 갈등은 탄핵찬반 아닌 보수이념충돌˝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11)> 이기재 바른정당 양천구갑 지역위원장
˝보수는 경험주의…깨끗하고 정의로워야˝
2017년 10월 14일 (토)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보수진영이 힘든 시기다. 분열과 내분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보수진영의 적자(嫡子)자리를 놓고 벌이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전쟁이 있다. 판은 덩치가 큰 한국당 쪽으로 많이 기우는 모양새지만, 바른정당은 아직 ‘보수개혁’이라는 깃발을 내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바른정당 이기재 양천구갑 위원장은 분당 이전부터 새누리당 내 개혁파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바라보는 보수의 위기와 나아갈 길, 중도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10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강연에서 들려줬다.

   
▲ 10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에서 강연 중인 바른정당 이기재 양천구갑 지역위원장. ⓒ시사오늘

이 위원장은 바른정당의 탄생 배경을 정리하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바른정당의 탄생은 세 가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이뤄졌다.

보수가 다시 살아나려면 반기문 카드 이외에 답이 없다는 생각과, 친박계와는 도저히 함께 정치를 못하겠다는 생각, 그리고 한나라당시절부터 수도 없이 제기돼 온, 개혁보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세 가지 생각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달랐기 때문에 지금 바른정당 내에서 다양한 이견(異見)이 나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 남‧원‧정이나 유승민 의원 같은 이들은 세 번째 그룹에 속한다.

지금 그래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싸움은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쭉 이어져 온 이념논쟁의 표출일 수 있다. 왜냐하면 ‘보수는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논쟁이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바른정당의 성격을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바른정당의 성격은 자유주의적 중도 보수, 지역적으로는 PK(부산경남)적 성향이라고 전했다.

“바른정당이 지지율도 좀처럼 한 번에 오르지 않고, 그간 보수진영의 지지자 분들은 바른정당의 기반이 뭐냐고 묻는다. 그 뿌리를 더듬으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민주계가 있다. 삼당합당 이전의 민주화를 추구했던 보수 진영이다.

지역적으로는 PK쪽의 정서다. 대구경북(TK)의 보수와 PK 보수는 성격이 약간 다른데, TK가 정통 보수주의라면 PK는 자유주의적 보수에 가깝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에서 5석이나 얻은 것은 이 성향을 파고든 것이다. 바른정당의 존립기반이 있었지만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런 측면에서 이념적으로 굳이 구분해 보자면, 바른정당은 보수지만 사실 중도 보수다.”

이어 이 위원장은 바른정당의 중도지향에 대한 이야기를 통계자료를 보여주며 이어나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극중주의라는 말을 썼다. 그러나 이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사실 실용주의에 가까운데,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이미 실용주의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다른 단어인 극중주의로 표현한 것 같다. 한국의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향한 구애다. 한국의 선거사를 보면 늘 중도층이 존재했다. 아주 소수일 때도 있었지만, 그 시대의 거대정당을 위협하는 수치일 때도 많았다.

국민들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중도성향은 늘어난다. 미국의 경우에도 보면, 정당은 극단적으로 가는데 국민들은 중앙에서 수렴되는 구조다. 지금 한국사회도 그렇다. 정당은 극단적으로 가는 중이다. 한국당은 더 오른쪽으로, 민주당은 더 왼쪽으로. 결국엔 국민의 요구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멀어질 거다. 이는 정치불신으로 이어질 거고, 바른정당이 지향하는 중도는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 10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에서 강연중인 바른정당 이기재 양천구갑 지역위원장. ⓒ시사오늘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왜 정당은 국민들의 뜻과 달리, 극단적으로 가도 괜찮다고 생각할까. 정치제도가 경직돼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뽑아놓으면 5년을 간다. 국회의원도 뽑아 놓으면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잘못 뽑으면 유권자들은 ‘내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고 토로할 지언정 방법이 없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만 봐도, 한국당은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107석을 유지하고 있다. 잘 나와야 15%가 되지 않는 지지율인데, 그러면 의석으로는 45석 정도여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선거제도에선 독일식 정당명부제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통령제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1명에게 의존하고, 그 사람이 망치면 나라가 절단나는 제왕적 대통령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결국 87년 체게 이후 30년 동안 정치제도를 바꿔오지 않았다. 좋으면 둬도 되지만, 문제가 많다는 것이 많이 드러났다. 한 번 흔들어서 바꿔야 한다. 장기적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좋은 정치제도를 물려줘야 한다. 전문과 기본권은 주요 쟁점사안이 아니다. 요는 권력구조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권력구조를 바꾸는 개헌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선거란 이해가 맞물리기 때문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개헌은 정말 지금 필요한 일이다.”

이 위원장은 끝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보수를 말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마르크스 주의는 이상적인 세상의 청사진을 만들고 그리로 몰아간다. 하지만 보수는 만들어놓은 세상이 없다. 지나온 길을 복기하면서 가야 하기 때문에 대중들을 선동하는 데 능하지 않다. 왜냐면 스스로도 미래에 대한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그게 보수주의다. 하지만 미래를 향해 더듬더듬 나아가야 한다. 일종의 경험주의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지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정의롭고, 따뜻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대중들의 지지를 받겠는가.

우리의 보수는 지난 10년간 그러지 못했다. 정의롭지도 깨끗하지도 못했다. 이에 반발한 바른정당도, 냉정하게 말하면 오히려 한국당과 큰 차이 없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자강이니 통합이니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비전제시를 해야 한다. 개혁해야 할 내용이 명확하게 있고, 그 다음에 정치적 지형을 논해야 한다. 그것이 보수다. 나도 젊은 정치인 답게, 계속 쉬지 않고 노력할 생각이다.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멈출 순 없다. 한국은 제대로 된 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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