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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을 모르는 정무위원회
<기자수첩> 일부 국회의원들 ‘이슈 만들기’만 집중
2017년 10월 25일 (수)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 정무위에 속해있는 의원들이 모두 금융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가 전 금융권에서 산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 대한 의원들의 이해가 불충분하다는 걸 암시한다 ⓒ시사오늘/그래픽디자인= 김승종

올해도 어김없이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정감사는 정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강화하기 위해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감사를 실시하는 걸 의미한다.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국회의원들의 호통 치는 모습도 주로 이 시기에 많이 보이며, 피감기관에 대한 의원들의 개별 분석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도 이 때다.

정권이 바뀐 후 처음으로 열렸던 이번 국감에서도 의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은 이어졌다. 기자가 출입하는 정무위원회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특히 케이뱅크 특혜인가 의혹,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등과 같은 굵직한 사안이 금융권의 문제로 제기될 때에는, 한 기관의 수장도 “다시 살펴보겠다” 혹은 “면목이 없다”는 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국감이 가진 본연의 기능이 잘 수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했다. 바로 일부 의원실의 분석 자료가 업계에 대한 이해도 없이 편파적으로 해석돼 발표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다.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보험사별 변액연금 해지환급금 추정액 현황’을 발표하며 변액보험 25개 상품 중 22개가 9년이 지난 후 중도해지 했을 때 환급금이 원금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변액보험을 중도 해지 시에는 그때까지 지출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공제한 잔액만 환급해주기 때문에 10명 중 8명은 원금도 못 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애초에 변액보험은 오랜 기간을 투자해야 수익이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 져 있어,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시기 이전만 놓고 보면 손해가 생긴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 생명보험 관계자는 “국정감사 기간만 되면 의원실에서 마음대로 분석해서 올리는 자료들 때문에 난감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특정 의원실은 자료에 대해 해명을 시도하면 그걸 이용해 문제를 더 키운다”고 토로했다.

은행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절반이 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가 0원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금융기관이 실적 늘리기에 급급해 무리하게 고객들을 유치시킨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다수의 은행권 관계자들도 민 의원이 제시한 수치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다만 올바른 비판을 위해서는 상품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필요하다고 부연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 제시된 0원 계좌는 실제 기업 종사자들이 나중에 퇴직 시 돌려받을 금액을 위해 미리 만들어 놓은 계좌이다. 즉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 계좌 명의인의 퇴직금이 자동적으로 IRP계좌에 유치된다는 것. 또 한꺼번에 납입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품이기에 민의원이 지적한 ‘깡통계좌’하고는 거리가 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의원실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발표하고 나면 끝이지만 잘못된 분석으로 인한 이미지 타격의 수습은 우리의 몫”이라며 “당국에서 받은 자료만을 가지고 무조건 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혹제기는 지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무위에 속해있는 의원들이 모두 금융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가 전 금융권에서 산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 대한 의원들의 이해가 불충분하다는 걸 암시한다. 단순한 자료 분석만으로 무장한 의원들이 국감을 통해 부조리를 파헤칠 수 있을까. 감사에 대한 본연의 목적을 살리기 보단 의원 개인이 주목받을 만한 이슈를 찾아내는데 급급한 것이 아쉽다.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담당업무 : 국회 정무위(은행,보험,저축은행)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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