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5대 그룹, 두번째 회동…"칼춤 추는 듯한 개혁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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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5대 그룹, 두번째 회동…"칼춤 추는 듯한 개혁 안해"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11.02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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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국 통해 기업정보 수집하고, 이상징후가 사전에 발견되면 엄중 제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월 첫번째 간담회 이후 4개월만에 두번째로 5대 그룹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하현회 LG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김상조 공정위원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6월 첫 만남 이후 4개월 만에 주요 5대 그룹과 두번째 회동을 가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각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을 통한 재벌개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으로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는 기업집단국의 출범과 함께, 공익재단 전수조사 실시 등을 통한 엄중제재에 나설 것이란 방침도 분명히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삼성·LG·현대차·SK·롯데 등 5대 그룹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에는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의 경우, 김 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권오현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이상훈 사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김 위원장은 “대기업들의 자발적 상생협력 노력이 예측 가능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드는 효과적 접근방법”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제 생각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들이 처한 경영환경이 어렵고 불확실한 만큼, 공정위의 개혁 요구가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 잘 안다”면서도 “총수일가 전횡 방지, 부당한 경영권 승계 차단, 불법 내부거래 근절, 금산분리 원칙 준수 등에서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변화 노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실과 괴리돼선 안 된다”며 “(5대 그룹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자발적 변화 작업을 진행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출범한 기업집단국에 대해서는 “대기업들을 조사·제재하는 목적만 가진 것은 아니”라며 “기업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법 위반 시 엄중 재제하는 임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보의 축적과 조사·제재 과정에서 기업 정책에 대한 법·젣적 개선방안을 제안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며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기업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은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5대 그룹간 비공개 정책간담회에서 각 기업들의 자발적 개혁 노력을 거듭 당부하고 나섰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칼춤 추듯 하는 개혁은 실패한다" 대기업의 '자발적 노력'에 베팅한 김상조

공정위는 기업집단국의 출범과 함께 12월 중 대기업 공익재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설립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사안이 적발될 시 의결권 제한 등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주회사 수익구조 실태조사도 진행해 법·제도 정비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약 한 시간여 동안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첫 간담회 이후 4개월여 만에 만났는데 기업들이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에 일관된 기준을 갖고 대화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익재단 실태점검과 관련해선 “공익재단에 대한 주무부처가 다른데, 공정위는 규정 준수 여부를 넘어 각 그룹의 공익재단의 역할과 재산, 공익사업 여부를 실질적으로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구체적 주문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은 하나의 기준이 있을 수 없고, 각 그룹마다 사정이 다르다”면서 “정부가 기준을 제시하고 무조건 따라오라는 것은 결국, 개혁의 실패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만큼, 변화를 위한 의지와 능력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조직”이라며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신호를 주고, 일관성을 유지하면 충분히 변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딱딱한 규제를 통해 마치 칼춤 추듯 접근하는 방식의 개혁을 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조금 더디다고 느낄지는 모르지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과 자리를 함께한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간담회 내용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과 상생협력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면서 “각 그룹별들은 약간의 시간을 걸리지만, 내부 거래 위원회나 투명경영 위원회 등을 통해 가급적 경영 투명성 등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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