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용렬한 군주 선조와 보수야권 지도자들
[역사로 보는 정치] 용렬한 군주 선조와 보수야권 지도자들
  • 윤명철 자유기고가
  • 승인 2018.02.1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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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이후가 아닌 지방선거 승리를 고민해야 할 시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자유기고가)

▲ 지난 2004~2005년 KBS 1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선조 역을 맡은 탤런트 최철호. ⓒ뉴시스

선조는 임진왜란을 자초한 외환(外患)죄가 있다. 요즘 같으면 탄핵감이다. 선조는 ‘평화’를 정권 유지의 최후수단으로 삼아 왜군의 침략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수많은 징조를 애써 외면하며 왜란을 자초했다.

선조의 용렬함은 이순신을 3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하면서 정권 유지의 희생양으로 삼았을 때 절정을 이룬다. 선조는 이순신이 왜란 중 연이은 승전 덕분에 조선 백성의 영웅으로 떠오르자 왕권을 위협하는 정적으로 시기해 즉각 제거하는 비정한 군주이기도 했다.

1597년 3월 13일 선조는 비망기로 우부승지 김홍미에 전교하기를 “이순신(李舜臣)이 조정을 기망(欺罔)한 것은 임금을 무시한 죄이고, 적을 놓아주어 치지 않은 것은 나라를 저버린 죄이며, 심지어 남의 공을 가로채 남을 무함하기까지 하며 방자하지 않음이 없는 것은 기탄함이 없는 죄”라며 처벌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선조는 이순신 제거에 성공하자 원균을 새로운 통제사로 내세운다. 하지만 원균도 토사구팽을 당한다. 선조는 전장의 상황을 전혀 모르면서 원군에게 무리한 공격을 지시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세계 최고 수준의 유능한 독일 장군들을 사지에 몰았던 상황처럼 말이다.

선조는 1597년 7월 10일 비변사의 건의를 받아 “원균에게도 아울러 말을 만들어 하유하기를, ‘전일과 같이 후퇴하여 적을 놓아준다면 나라에는 법이 있고 나 역시 사사로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라”고 명했다.

불행히도 선조의 바람과 달리 원균은 왜군에게 칠천량 해전에서 완패 당하며 조선 함대를 궤멸시켰다.

선조는 모든 책임을 원균과 권율에게 돌린다. 그해 7월 22일 칠천량 패전에 대한 대책을 비변사 당상들과 논의하며 “한산을 고수하여 호표(虎豹)가 버티고 있는 듯한 형세를 만들었어야 했는데도 반드시 출병을 독촉하여 이와 같은 패배를 초래하게 하였으니 이는 사람이 한 일이 아니고 실로 하늘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

이어 “대체로 모든 일은 사세를 살펴보고 시행하되 요해처는 고수해야 옳은 것이다. 이번 일은 도원수가 원균을 독촉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패배가 있게 된 것”이라며 자기변명에 급급한 용렬한 군주의 모습을 재차 드러냈다.

보수 야권은 현재 분위기로는 6·13 선거 패배가 예상된다. 지난 대선은 탄핵 정국의 후폭풍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 치러질 이번 지방선거는 전적으로 현 보수야권 지도자들의 몫이다. 더 이상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몰아가서는 안 된다.

용렬한 군주 선조에게 철저히 짓밟혔던 이순신 장군은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의 각오로 명량해전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보수 야권 지도자들의 발언을 보면 자신의 살길을 찾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방선거 이후가 아닌 지방선거 승리를 고민해야 할 때다.

 ※외부 기고가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전혀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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