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여론조사 後] 조사 방식 따른 여론 조작 위험성…대책 마련 필요
[시사오늘 여론조사 後] 조사 방식 따른 여론 조작 위험성…대책 마련 필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6.05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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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성 입증된 조사만 발표하게 하는 기준 마련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난립하는 여론조사에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시사오늘>은 지난 한 달간 세 차례에 걸쳐 제주도지사·경남도지사·충남도지사 여론조사를 의뢰·공표했다. 그 과정에서 <시사오늘> 홈페이지에는 수많은 비판 댓글이 달렸다. 주된 내용은 ‘유선전화 100% 조사는 여론을 조작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사오늘>이 유선 100% 조사를 수행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언론사에서는 앞 다퉈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들의 여론조사 방식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특히 <시사오늘>은 여론조사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유·무선 비율이 임의로 결정된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이에 <시사오늘>은 유·무선 비율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검증해보고자 했다. 유·무선 비율에 따라 결과값이 크게 변한다면, 유·무선 비율을 자의적으로 정할 수 있게 돼있는 현재 여론조사 제도에 맹점이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즉, <시사오늘>이 유선 100%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은 여론조사의 허점을 증명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애초부터 지지율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후보를 제외하면, 유선 100%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여타 조사에 비해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20%포인트 이상 폭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 조사 비율을 높일수록 무소속·한국당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집에 전화를 둔 분들은 보통 연세가 많은 분들”이라며 “그런 점을 감안하면 유선조사를 할 경우 보수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곧 ‘여론 조작’의 위험성과 직결된다. 유·무선 비율과 후보 지지율이 함수 관계에 있다면, 유·무선 비율을 통제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유리한 방식을 택해 조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여론을 호도(糊塗)하는 일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론조사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론조사 방식을 개별 기관이 결정하도록 허용하면,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여론 조작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맞든 안 맞든 그냥 돌리고 보는 싸구려 여론조사까지도 다 발표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여론조사 기관도 난립하고 유권자들도 혼란을 겪는 상황”이라며 “정확성이 입증된 방식으로 조사한 것만 발표할 수 있게 하는 등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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