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원장 보면 미래가 보인다
한국당, 비대위원장 보면 미래가 보인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7.0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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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 들어서면 인적 쇄신 가능성 높아…관리형은 현상유지 택할 공산 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혁신비대위원장 결정이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눈도 자유한국당으로 쏠리고 있다. 누가 ‘칼’을 잡느냐에 따라 한국당의 미래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공산이 큰 까닭이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은 3일 “이번 주말까지 국민 공모를 해서 마지막 단계의 5~6명을 정리하겠다”며 “당 전국위원회가 17일 전후에 있을 것으로 예정돼 있어 너무 늦으면 안 되고, 저희가 서두르면서도 신중을 기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주 중 준비위에서 비대위원장 후보를 정한 뒤, 당 전국위를 열고 확정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혁신비대위원장 결정이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눈도 한국당으로 쏠리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총재에서부터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까지 좌우를 가리지 않고 후보군이 거론되다 보니, 누가 ‘칼’을 잡느냐에 따라 한국당의 미래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혁신형 비대위 = 인적 청산?

통상적으로 비대위원장은 크게 ‘혁신형’과 ‘관리형’으로 분류된다. 혁신형 비대위원장은 당이 ‘비상’ 상황인 만큼, 환부를 도려내고 당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권한을 갖는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김종인 비대위’가 대표적이다. 당시 김 대표는 공천권을 쥐고 휘두르며 ‘물갈이’에 성공했고, 결국 민주당의 체질을 개선하며 제20대 총선에서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비박(非朴) 진영은 바로 이런 형태의 비대위를 선호한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달 26일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에 참석해 “혁신비대위원장에게 한국당을 살려낼 칼을 드리고 내 목부터 치라고 하겠다”며 “그 칼은 2020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종인 모델보다 더 강해야 한다”며 “남의 당이라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이렇게 해야 제대로 된 비대위원장을 모실 수 있다”고 ‘김종인 비대위’를 예로 들었다.

만약 혁신형 비대위가 들어설 경우, 한국당의 세력 구도는 비박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제20대 총선과 지난해 대선, 올해 지방선거의 패인(敗因)으로 친박(親朴)이 거론돼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혁신비대위원장의 첫 번째 임무는 ‘친박 청산’이 될 공산이 큰 까닭이다. 즉, 한국당에 혁신형 비대위가 들어선다는 것은 10년 넘게 지속돼 온 친박의 소멸을 뜻한다는 분석이다.

관리형 비대위 = 현상 유지?

혁신형 비대위와 달리, 일반적으로 관리형 비대위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 등 제한적인 역할만을 담당한다. 비대위는 일종의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 가깝게 운영되며, 당 혁신 과제는 전당대회 이후 들어설 새 지도부에게로 넘어간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패한 이후, 친박의 지원 아래 구성됐던 김희옥 비대위가 관리형 비대위의 대표적인 사례다. 김희옥 비대위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전당대회를 통해 친박 핵심 중 핵심인 이정현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자 조용히 물러난 바 있다.

현재 친박은 김희옥 비대위와 유사한 수준의 관리형 비대위를 요구하고 있다. 조만간 선임될 혁신비대위원장은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역할에 그치고,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를 선출해 당 혁신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비대위 차원에서의 인적 청산은 불가능해지고, 차기 당대표 역시 당내 ‘최대 주주’인 친박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관리형 비대위는 곧 친박의 생명력 연장을 의미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4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친박이) 관리형 비대위를 세우자고 하는 것은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적당한 때가 되면 다시 당권을 잡겠다는 것”이라며 “김희옥 비대위를 세웠다가 이정현 의원을 내세워서 다시 당권을 잡았던 2년 전과 똑같은 그림”이라고 일갈했다.

이어서 그는 “친박이 계속 자기들의 기득권을 위해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안만 내놓으면 국민들이 한국당에 표를 줄 수 있겠냐”면서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그러지 않았나. 지금 죽어도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겠다고. 친박도 좀 그런 식으로 통 크게 정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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