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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보도블록 교체공사와 생활밀착형 정책
2018년 08월 01일 09:17:59 김웅식 기자 212627@hanmail.net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연말이면 길거리 보도가 공사로 몸살을 앓았다. 각 지자체에서 정부 교부금이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해 억지로라도 보도블록 교체공사를 진행해 남는 예산을 밀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잦은 보도블록 교체공사로 국민이 낸 혈세가 낭비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고, 이후에 아예 법으로 ‘묻지 마’ 보도블록 교체공사를 못하게 했다.

연일 시원한 폭포수가 그리워지는 이즈음, 횡단보도 교통신호등 앞에 서면 잠시나마 위안이 된다. 뜨겁게 내리꽂는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막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그늘막과 공공대여자전거가 언제부터인가 그 숫자를 늘리더니 이젠 어디를 가도 그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 서초구청에서 처음 시작한 길거리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 ⓒ 인터넷커뮤니티

길거리 그늘막이라 부르는 ‘서리풀 원두막’은 더위와 자외선으로부터 행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초구청에서 처음 시작한 생활밀착형 정책이다. 한 지자체에서 시작한 정책이 호수 위 파문이 번져나듯 꾸준히 확대돼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서울 곳곳에 그늘막이 설치돼 작지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주로 횡단보도 신호등 옆에 세워진 우산 모양의 그늘막. 시민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답다. 한여름 폭포처럼 쏟아지는 자외선을 맞으며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안쓰러워 세우게 됐다고 한다. 적은 예산을 들이고도 반향은 의외로 컸다.

길거리 그늘막이 숲속 원두막과 같은 시원함을 준다면, 공공대여자전거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고 있다. 공공대여자전거는 지자체 소유 자전거를 소액에 일정 시간 빌려 타는 것으로 시민들의 출퇴근 풍경을 바꾸고 있다. 아름다운 변화의 바람이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의 대여자전거 따릉이는 주로 지하철역 근처에 설치돼 있어 출퇴근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난 3월 따릉이 가입자 수가 62만 명을 넘어선 뒤 빠르게 늘어, 이제는 하루 이용자수가 1만13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공공대여자전거는 우리생활에 자리잡았다. 창원시, 순천시, 안산시, 고양시 등 지자체 10여 곳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걷기를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자가용 대신 따릉이 이용이 늘수록 교통체증 해소나 미세먼지나 매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책의 해’이다. 생활 속에 책 읽는 습관이 뿌리내리도록 정부에서 여러 행사를 기획해 진행할 정도로 책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지자체들이 발 벗고 나섰다. 작은도서관 설립을 통한 시민독서운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6000여개의 작은도서관이 구축되었고, 매년 500개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젠 지하철역, 주민센터, 재래시장, 아파트단지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책과 대화할 수 있게 됐다.

부단한 책 읽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1년 동안 우리나라 국민은 한 사람당 평균 9.9권밖에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은 1년에 평균 72권, 미국은 77권을 읽는다. 한 달을 기준으로 볼 때 우리는 평균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반면에 프랑스인은 5.9권, 중국인은 2.6권을 읽는다고 한다.

500여권의 저서를 남긴 다산 정약용은 40세 때부터 귀양살이를 시작한다. 57세에 본가로 돌아오기까지 20년 가까이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책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골삼천'(踝骨三穿). 다산은 20년 가까이 책상다리로 앉아 책을 읽고 쓰다가 방바닥에 닿은 복사뼈에 구멍이 세 번이나 뚫렸다고 한다. 삶이 어려울수록 책과 가까이 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산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서리풀 원두막, 공공대여자전거, 작은도서관 등 시민생활에 가까기 다가선 생활밀착형 정책이 호응을 얻고 있다. 국민 혈세를 낭비하던 잦은 보도블록 교체공사에서 벗어난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정책으로 실현돼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대규모 생색내기용 정책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밀착형 정책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 서울시 공공대여자전거인 '따릉이'. ⓒ 인터넷커뮤니티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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