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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4대강과 반딧불이 군무(群舞)
자연성 회복을 위한 단상1
2018년 07월 04일 08:35:46 김웅식 기자 212627@hanmail.net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오랜만에 시원한 소식이 들린다. 4대강 보 수문을 열었더니 강은 어김없이 옛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고, 녹조는 줄고 모래톱이 다시 생겼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동식물 서식 환경도 개선됐다고 한다. 막힌 곳을 뚫으니 ‘자연성 회복’이 가능하다는 걸 방증하는 내용이다. 

이렇듯 제 모습을 찾은 4대강의 모습을 보며, 무더운 여름밤 우리 동심과 함께했던 반딧불이의 추억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 

시골마을 밤 하늘을 수놓던 반딧불이 군무(群舞)를 올해 여름에는 볼수 있을거 같다. 지역 축제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어서다.

반딧불축제가 열리는 걸 보면 반딧불이가 우리 곁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닌 듯하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 자연환경에서는 반딧불이가 서식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논두렁에 그득했던 반딧불이를 요즘 만나기란 쉽지 않다. 반딧불이 애벌레는 다슬기를 먹고 물속에서 자라나는데, 물이 오염되면 다슬기도 반딧불이도 떠날 수밖에 없다. 개발 바람이 온 나라를 덮칠 무렵 농촌에서는 농약으로, 도시에서는 공해로 반딧불이의 서식지는 줄어들었다. 요즘에는 반딧불이가 물이 맑고 공해가 없는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곤충이 됐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1970년대 초 시골 고향마을의 30여 가구는 이웃과 어울리며 잘 살았다. 텔레비전이 없을 때라 여름날 저녁을 먹고 나면 할머니, 어머니, 아이들이 마을 중간쯤에 있는 다리로 모여들었다. 다리는 더위를 식혀 주는 평상이면서 사랑방 역할을 했다. 감이랑 삶은 옥수수, 오이를 소쿠리에 담아 와 나눠 먹으며 정을 쌓았다. 당시엔 내 것 네 것 구분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다리에서 왁자지껄 소리가 나면 어김없이 반딧불이 무리는 나타났다. 동네 사람들 주위를 빙빙 도는 것이 벼논에서 펼쳐질 춤의 무대에 초대하는 듯했다. 동네 사람들은 밤하늘의 은하수를 천장 삼아 반딧불이와 함께 한여름 밤의 전설을 써나갔다.    

반딧불이는 환상적인 공연의 주인공이었다. 수십, 수백의 반딧불이가 꽁지에 푸른 인광을 달고 어둠을 바래며 반짝 반짝 군무를 추기 시작했다.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는 메밀꽃이 소금을 뿌린 듯 가득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 했다지만, 벼논 반딧불이는 불꽃을 점점이 뿌려놓아 으스름 달빛에 숨이 끊어질 지경이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반딧불이의 포로가 되어 갔다.

그 많던 반딧불이가 사라졌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개발을 추구해 온 결과, 생태계 파괴 같은 환경 위기가 반딧불이를 떠나게 했고, 급기야 우리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생명체가 사라진 자리는 삭막하다. 다슬기, 청개구리, 논우렁이, 메뚜기, 도마뱀, 유혈목이가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자연환경을 건강하게 되살려야 한다.  

언론사 지인(知人)은 이번 여름방학에 가족과 함께 반딧불축제를 보러 갈 거라고 했는데, 난 추억 속에서 옛 고향마을의 반딧불이를 그리워할 뿐이다. 반딧불이가 예전처럼 함께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반딧불축제가 자연성 회복을 위한 산 교육장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벼논의 개구리 관현악단이 심포니를 연주하고, 반딧불이가 군무를 추는 축제의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해 본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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