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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신맛] ‘오가닉 어린이 유기농 주스’, 가격은 착하지만 맛은 그다지…
2018년 10월 18일 17:21:15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맛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맛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올해 초 한 제과업체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당시 해당 업체가 출시한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엇갈린다는 내용의 본지 보도를 접하고 이 같이 항의했다. 그렇다. 맛이란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똑같은 음식이어도 누구에게는 맛있고, 또 다른 누구는 맛이 없을 수 있다. 개개인의 맛 평가를 객관적인 양 기사화를 했으니, 이제 와서 떠올리면 그의 항의가 참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아예 대놓고 주관적인 맛 평가 코너를 마련하기로 했다. '지극히 주관적인 신제품 맛 평가보고서', 줄여서 '지주신맛'이다. 지주신맛은 식음료업계에서 갓 출시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기자의 주관적인 맛 평가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지주신맛은 기업의 어떠한 후원도 받지 않고 재정적 독립성을 유지한다.

'오가닉 어린이 유기농 주스', 괜찮은 콘셉트·아쉬운 맛

   
▲ 오' 가닉 어린이 유기농 주스 '사과·당근', '레드비트·배·토마토' 제품 전면 ⓒ 시사오늘

롯데칠성음료는 과채주스 '오’가닉(O’rganic) 어린이 유기농 주스'를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제품은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토양에서 재배한 유기농 과일과 야채만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주부 8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과일 혼합 타입 '사과·당근', 야채 혼합 타입 '레드비트·배·토마토' 등 2종으로 구성됐으며, 롯데중앙연구소가 독자 개발한 순식물성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발효액이 함유됐다.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마실 거리로 큰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게 롯데칠성음료의 설명이다.

과자(감자엔 소스닷)를 했고, 간편식(유어스 직화로 구운 불닭봉)도 했고, 이번에는 음료 차례인데 마침 신제품 음료가 나왔다기에 '옳거니'하고 근처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제품을 찾을 수가 없다. 보도자료를 살펴보니 아직은 대형 할인점과 온라인 채널에서만 구매 가능한 상황이다. 지하철을 타고 근처 마트에 가서야 만나볼 수 있었다.

대형 할인점 이벤트 매대에서 만난 오가닉 어린이 유기농 주스, 제품 전면에 있는 귀여운 캐릭터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롯데칠성음료가 자체 개발한 캐릭터 '크니쁘니'라는 녀석인데, 눈동자가 옆으로 살짝 쏠려있는 게 마치 '그냥 지나치지 말고 나를 사 주세요'라고 말하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꽤 좋아할 것 같다.

   
▲ 오' 가닉 어린이 유기농 주스 '사과·당근', '레드비트·배·토마토' 제품 후면과 측면 ⓒ 시사오늘

제품 전면은 물론, 후면과 측면까지 '오가닉', '유기농' 문구로 도배돼 있다. 경쟁사 제품과의 차별성을 여기에 둔 것으로 보인다. 주성분은 유기농 '과즙'과 유기농 '농축액', 그리고 정제수,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갈아 넣은 제품은 아니다. 또한 보통 어린이 주스가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을 첨가한 것과는 달리, 유산균 발효액을 선택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채주스인 만큼, 당류(13%, 13g)는 높은 수준이다.

가격은 125ml 기준 3개에 2380원이다. 너무 싸서 마트 직원에게 물어봤다. 출시 기념 할인 특가가 적용됐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할인 전 가격은 1개당 1100원, 그래도 다른 과채주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10ml당 88원에 불과하다.

실제로 풀무원의 '아임리얼'은 190ml 기준 10ml당 152.63원, 매일유업의 '플로리다 내추럴'은 200ml 제품 기준 10ml당 115원이다. 한국야쿠르트의 '하루야채 키즈 뽀로로·타요'는 100ml 제품 기준 10ml당 100원이다. 심지어 같은 롯데칠성음료가 출시한 '델몬트 파머스 주스바'(1L 제품 기준 10ml당 97.8원)보다도 싸다. 가격경쟁력은 확실히 갖췄다.

   
▲ 오' 가닉 어린이 유기농 주스 '사과·당근', '레드비트·배·토마토'를 계량컵에 담았다. ⓒ 시사오늘

계량컵을 사용해 내용물이 제대로 들어있는지 확인해 봤다. 사과·당근 제품은 125ml에 살짝 못 미쳤고, 레드비트·배·토마토 제품은 살짝 넘어섰다. 하나는 모자라고, 하나는 넘쳤으니 퉁치기로 하자. 눈에 띄는 불순물은 없었다. 과즙과 농축액만 사용한 만큼, 침전물이나 알갱이 등도 보이지 않았다.

맛을 보기 위해 빨대를 꽂았다. 빨대를 꽂는 부분이 캐릭터 '크니쁘니'의 머리 위에 있다. 측면이 아니라 가운데에 있다. 제품의 주요 타깃이 어린이들인 만큼, 어느 한쪽으로 몰린 내용물도 끝까지 섭취할 수 있게끔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콘셉트는 제대로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 캐릭터 '크니쁘니'의 머리 위 가운데 부분에 빨대를 꽂는 구멍이 위치해 있다. ⓒ 시사오늘

한 모금 쭉 빨았다. 달달하고 상큼하긴 한데, 개성이 없다. 사과·당근 제품은 사과·배 음료 같고, 레드비트·배·토마토 제품은 배·토마토 음료 같다. '내 혀가 이상한가', 나름 섬세한 미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와인을 마시듯 입 안에 넣고 혀로 굴려야 당근과 비트 맛이 조금씩 느껴진다.

깔끔하게 넘어가는 주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씹히는 게 없어서 심심했다. 통장 잔액이 부족한 월급 보릿고개에 과채주스는 먹고 싶은데 아임리얼이나 하루야채를 사먹기 부담스러울 때 구매를 고민할 것 같다. 그런데 편의점에 깔린 제품은 아니니까, 더 고민이 깊어진다.

하지만 제품의 주요 타깃이 어린이인 점을 생각하면 이 같은 아쉬운 맛도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당근, 비트 향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도 어렸을 적에 카레에 들어있는 당근을 가렸고, 비트에서 풍기는 특유의 흙냄새를 꺼렸다. 또한 씹히는 맛을 살리기 위해 과육, 알갱이 등을 넣으면 어린이들이 섭취할 때 자칫 목에 걸릴 수도 있다. 

   
▲ 어린이를 주요 타깃으로 한 제품인데 플라스틱 빨대 끝이 무척 날카롭다 ⓒ 시사오늘

이 점을 감안해도 한 가지 태클을 걸고 싶은 점이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제품인데 빨대가 제법 날카롭다. 이날 구매한 제품 6개 모두 빨대 끝 날이 섰다. 기왕에 확실하게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마실 거리'를 내세울 것이라면, 단가가 좀 비싸도 최근 트렌드를 따라서 종이빨대를 적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제품 기획·개발 단계에서부터 그 주안점을 '가격> 타깃> 맛' 순으로 둔 것 같다. 어린이를 위한 과채주스, 콘셉트는 괜찮고, 맛은 아쉽다. 수십 년 전에 어머니가 내 손에 쥐어줬다면 별 3개를 주고 싶으나, 안타깝게도 지금 내 턱 주변에는 수염 자국이 선명하다.

지극히 주관적인 신제품 맛 평가(별 5개 만점)

롯데칠성음료 '오’가닉 어린이 유기농 주스' ★★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식음료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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