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PK 문재인, TK 박근혜로 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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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PK 문재인, TK 박근혜로 감당?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5.21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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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한나라당…부산·경남은 김태호가 선대위원장 맡아야" 주장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김태호 의원 ⓒ뉴시스

야권(野圈) PK(부산·경남) 주자로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급속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박근혜 전 대표 혼자서 문재인 이사장의 영향력을 방어해낼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맞물려, "여당의 PK 방어는 박근혜 전 대표보다는 경남도지사를 두 번 지낸 김태호 의원이 맡는 게 더 낫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20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이사장이 정치권에 진입, 정치의 품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면 진보개혁진영에 큰 득이 될 것"이라며 "그가 대선후보군에 합류해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호남의 민주개혁세력을 잇는 '남부민주벨트'의 복원을 위해서도 (경남 출신) 문 이사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문재인 이사장을 야권의 영남 주자로 내세우려는 전략을 드러낸 것이다.

친노 직계인 백원우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문 이사장에 대해) 민주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문 이사장이 총선과 대선에서) 역할을 해야하고, 본인도 거부하기는 어렵지 않겠나 싶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문 이사장이 내년 총선에서 야권의 PK 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 좋은 성적을 내며 명실상부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처럼 PK에서 '문재인 바람'이 불 경우 한나라당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 동안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분류된 PK가 야당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TK(대구·경북)를 지역 기반으로 하는 박근혜 전 대표가 '문재인 바람'을 잠재우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박 전 대표 혼자서 총선 선대위원장을 맡기 보다는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나가야 하고, PK는 이번 4·27  김해을 재·보선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일궈낸 김태호 의원이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한 주 내내 김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 사무실은 어두컴컴했다. 김 의원을 비롯한 보좌진 전원이 지역구에서 올라오지 않는 바람에 조명을 밝힐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출입문 쪽 자리에서 여직원 한 명만이 전화를 받고 있을 뿐이었다. 사무실 안쪽 창가에는 축하 난 화분들만이 즐비하게 놓여있었다. 김 의원은 지역민들과 족발과 소주 등을 들면서 스킨십을 이어가는 등 지역 현안 챙기기에 너무 바빠 서울로 올라오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정치권은 김 의원의 지역 집중 행보를 예사롭지 않게 평가하고 있다.

한편, 내년 총선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마당에 미리부터 한나라당 PK 선대위원장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거꾸로 그 만큼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해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라는 설명과 함께, "'박근혜 역할론'에 대한 회의가 조금씩 싹트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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